본문 바로가기

그리고 나

아빠의 생일 학교에 다녀온 어진이가 말한다. "엄마, 나 아빠 선물 뭐할건지 알아?" "뭐할건데?" "돈" "니가 무슨 돈이 있어서?" "있어."하며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어진. 아뿔싸! 전 날 큰외삼촌이 용돈 주신걸 압수하지 못했던 것이다.ㅎㅎ 그러더니 종이와 색연필을 주섬주섬 챙겨와 만들기 시작했다. 이런 이런... 부러운 생일선물같으니....ㅎㅎㅎ 누나의 준비하는 모습을 보더니 서진이는 울상이 되었다. "난 줄 것도 없고.." "서진아, 아빠는 노란 자동차 좋아하니까 노란자동차 그려주는게 어때?" 동생을 배려하는 어진이의 말이었고, 서진이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노란색종이를 찾아와 노란색연필로(ㅋㅋ) 자동차를 그렸다. 그리고 마침 유치원에서 받아온 초콜릿 한개(엄마,누나, 서진이 하나씩 먹고 하나가 남았었다)가.. 더보기
엠마는 잠이 안 와요 수지 모건스턴 글 / 세브린 코르디에 그림 / 비룡소 잠 잘 시간, 자고 싶지 않은 엠마와 재우려는 엄마아빠와의 실랑이가 한창입니다. 엠마는 이를 닦은 후에 책을 읽어 달라고 조르고 뽀뽀도 해달래요. 엄마아빠가 짜증낼 정도록 "또" "또"를 반복하지요. 잠자리에 누웠다가도 쉬가 마렵다는 핑계로 또 일어나고 엄마아빠가 무얼 하는지 엿보다 들켜 또 혼납니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해도 잠이 오지 않은 엠마는 살그머니 나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엄마아빠 몰래 숨어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듭니다. 엄마아빠는 엠마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어요. 다음 날 아침, 학교에 갈 시간이라 깨우는 엄마에게 엠마는 "더 잘래요."하지요^^ 책도 읽어주고 뽀뽀도 해주고 엠마를 재우려고 부단히 노력하던 엄마아빠의.. 더보기
난 공주답게 먹을거야 크리스틴 나우만 빌맹 글 / 마리안느 바르실롱 그림 / 비룡소 엘리에트는 채소, 고기, 치즈 등 몸에 좋은 음식은 먹지 않겠다고 거부합니다. 머릿속엔 온통 사탕, 초콜릿 생각뿐이지요. 엄마아빠는 엘리에트가 한 숟가락이라도 먹어주길 애걸복걸하지만 소용없지요. 화가 난 아빠가 "차라리 돼지에게 진주를 주는게 낫겠다"합니다. 돼지는 뭐든지 먹기 때문에 튼튼하다는 말에 엘리에트는 자기가 기르고 있는 기니피그가 생각났어요. 엘리에트는 기니피그도 골고루 먹으면 돼지처럼 크고 멋져질거라며 기니피그 음식 먹이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지요. 하지만 기니피그는 그라탱도, 생선도 좋아하지 않아요. 엘리에트는 기니피그 보란 듯 절대 먹지 않겠다던 그라탱도, 생선 조각도 한입씩 먹어 보입니다. 기니피그는 샐러드를 보고서야 맛있게 먹.. 더보기
검진 [정상입니다.] 우편으로 날아온 자궁경부암검사 결과 회신지에는 이렇게 다섯글자만 있었다. 검사받은지 꼭 일주일만이다. 그로부터 며칠 전 검진대상이 되었다는 건강관리협회 전화를 받고는 나라에서 건강걱정해주는 나이가 되었나 하고 생각했다. 검진 날 서류에 인적사항을 적고 문답지 체크를 하는데 자원봉사를 하는 듯한 사람이 와서 도와주겠단다. 봉사자는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나는 대답을 하고... 최근에 아파서 치료 받아본 적 있나요? -아니요 건강검진 받아본 적 있나요? -아니요 부모형제 중에 암환자가 있나요? -아니요 -아! 있어요. 아빠요.. 살면서 절망을 만날때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반평생(아마도)을 살면서 크게 풍족 또는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나는 처음으로 절망스러웠고 .. 더보기
마젤과 슐리마젤 - 듣고 그리기 / 내가 요정이라면?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글 / 마고 제마크 그림 / 비룡소 행운의 요정 마젤과 불행의 요정 슐리마젤은 마을에서 제일 가난한 청년 탬의 운명을 두고 내기를 합니다. 마젤이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탬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후, 슐리마젤이 그것을 망칠 수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단 사고가 나게 하거나, 병으로 죽게 한다거나 하는 등의 케케묵은 방법은 안된다는 조건이 붙었지요.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젤은 탬의 곁에서 지혜와 용기를 줍니다. 우연찮게 왕의 마차 바퀴를 고쳐주게 된 탬은 궁으로 들어가게 되고 좋은 재주들로 신임을 얻어 하나밖에 없는 네시카 공주의 관심과 사랑까지 받게 되지요. 탬을 신임하지만 공주와 결혼시킬 수 없는 왕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임무를 맡기지만 그것마저도 잘 수행을 합니다. 그러던 어.. 더보기
편지 작년, 어진이 유치원 원장님께서 7세반 책놀이 제안을 해오셨을때 혹여나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섰다. 격려와 믿음 덕에 여름부터 시작했던 책놀이, 지난 화요일에 마지막 수업을 다녀왔다. 희망반, 밝은반 놀이가 끝난 후에 마지막에 들어간 키움반, 들어가자마자 눈에 띈 나무에 "키움반 멋진거 만들었네~"했는데 책놀이 선생님에게 주는 편지란다. 나무의 열매마다 아이들의 글자가 아롱아롱 박혔다. 나무 역시 아이들 솜씨. 커다란 종이라 색칠도 만만찮았을텐데... 울컥했다. 내가 준비한 놀이가 끝난 후에는 준수의 '책읽어주기'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씩씩하게 끝까지 읽어주었다. 저 속에 앉아 아이가 읽어주는 책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아이들의 편지를 방문에 붙였다. (나무아래 종이가 문에 붙은.. 더보기
독자의 권리 작년 12월 청주기적의 도서관에서 보고 메모목적으로 찍었는데 잘 좀 찍어 둘 것을 후회가 된다. 독자의 권리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뛰며 읽을 권리 3.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책을 다시 읽을 권리 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 마음대로 상상하며 빠져들 권리 7.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 소리 내서 읽을 권리 10.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독자인 우리 아이들의 권리를 지켜줘야겠다. 더보기
소가 된 게으름뱅이 - 소가면 만들기 김기택 글/ 장경혜 그림 / 비룡소 선이 굵고 인물묘사가 독특한 앞표지 그림이 눈에 익어 보니 역시 장경혜님의 그림이었습니다. 최근에 '둥근해가 떴습니다(장경혜지음)을 인상깊게 읽었던터였지요. 그림을 먼저 쭈욱 훑어보니 전통적이고 해학적인 글에 그림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가 된 게으름뱅이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어서 어떻게 구성되었을까가 궁금했어요. 전래동화는 특히 듣는 사람은 물론 들려주는 사람도 즐거워야 하는데 이 책은 직접 말하는 듯한 문체여서,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도 흥이 납니다. 게으름뱅이 일과를 설명하는 첫 장부터 밥 먹고 똥싸기, 방안에서 뒹굴기, 방귀 뀌기, 코 후비기, 코골면서 낮잠자기 등 아이들의 까르르~웃음을 만들어낼만한 문장이 참 재미있습니다. '할 일없이 굴러다니.. 더보기
선물 작년12월 그리고 올 1월에 각각 날라온 선물들. 어진이가 이런 엄마를 만났어야 하는건데... 이 님을 볼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한 때 '쿠키 구워주는 엄마'가 최고의 로망이던 어진이는(지금은 포기한 듯 하다) 어쩌다가 정말 어쩌다가 도너츠라도 튀겨주는 날엔 '엄마 최고'를 연발하곤 했다. 시골가는 날 어진이는 작은 손가방에 짐을 꾸리곤 하는데 사진 속 인형과 복주머니를 늘 챙긴다. 선물받은건데 직접 만든거라 했더니 친정엄마도 어쩜 솜씨가 이렇게 좋으냐고 깜짝 놀라신다. 누군가에게 선물받은 책은 그 책속에 담겼을 여러 의미때문에 더 특별하다. 나는 고작 어진서진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야겠다는 생각뿐... 더보기
퍼즐 지난 해 큰 수술을 받으신 아빠는 몸만큼이나 마음의 기력까지 잃어가는 듯 보였다. 엄마 말씀으로는 말을 시켜도 대답을 안하신다며 "나도 그래서 말 안한다."하신다. 지난 주말에 친정에 가면서 아이들 퍼즐을 챙겼다. 아이들처럼 즐기시게 될까? 기대를 하면서.... 할머니 앞으로 그림이 보이도록 놓고 하는 서진이의 센스^^ 퍼즐 한 조각을 들고 한참을 생각하시던 아빠는 서진이의 빠른 손놀림에 깜짝 놀라셨다. 88조각의 폴리 퍼즐을 처음 사주었을때도 서진이는 잘했다. 어쩜 그렇게 잘하느냐 물으니 "내가 잘아는 그림이니까!"했다. 오전시간에도 점심상을 치운후에도 엄마와아빠는 틈틈히 머리를 맞대고 퍼즐을 하셨다.^^ 처가에만 가면 티비 있는 작은 방 하나 꿰차 붙박이장이 되어버리는 어진아빠도 한 수 거들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