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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

박완서 그림동화 엄마아빠 기다리신다 - 우리도 산책가자 박완서 글. 신슬기 그림. 어린이작가정신 삶에 대한 시선이 따뜻했던 박완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남기셨을까 궁금했다. 두나와 아빠와의 아침 산책 이야기. 두나의 이야기를 읽자마자 나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하지만 기억이 너무나 선명한 아침 산책 풍경이 떠올랐다. 아기였던 어진은 왜 이렇게 아침잠이 없었는지, 늘 일찍 깨어 부산스레 놀거나 나를 깨우곤 했다. 이제는 초등학생이 되고 2년 내내 아침마다 깨우는 게 ‘일’이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그 날도 어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힘겹게 일어나 모처럼 맘먹고 산책길로 나선 것이 일곱시가 채 되기 전이었을 거다. 네 살때의 봄이었다고 정확히 기억할 수 있는 건 공원을 뒤엎듯 피어 있던 꽃 때문이다. “엄마, 이 꽃 이름이 뭐야?” “글쎄? 엄마도 잘.. 더보기
너도 나도 정리의 신,정신에 도저~언!! - 정리정돈은 어려워(마인드스쿨) 남지은 글. 김인호 그림. 비룡소 마인드 스쿨 시리즈 중에 제일 먼저 접한 것이 인데 오서희와 오서준을 보자니 딱 어진서진이다 싶은 것이 웃음이 났다. (나이는 오서희와 오서준이 몇 살 쯤 더 먹어 뵌다) 우선 스토리가 지극히도 현실적이고 공감을 불러일으켜 아이와 무척 재밌게 읽었다. 어질러진 집, 방 치우라며 국자들고 쫓아가는 엄마의 모습이 왠지 낯설지 않고 친숙하기까지 하다. 10여년 전 첫 아이를 낳고 육아서나 관련 칼럼 등을 맹목적으로 좇아다닐 때 많이 들은 것 중의 하나가 아이들이 놀이에 빠져 있을 때는 이거 치우고 해라, 이거는 이렇게 해라 하지 말고 그 시간을 온전히 허락해주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 노는 모습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러 종류의 블록들이 뒤섞이고 다른.. 더보기
큰책 큰이야기 - 빅피쉬 이기훈 지음. 비룡소 글자 없는 그림책의 재미를 이미 많이 경험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글자없는 그림책을 처음 마주할 땐 여전히 조금의 부담감이 따른다. 이 그림책에 실린 그림이 190컷이라니 이제껏 보아왔던 그 어느 그림책과 비교해도 그림장수로는 단연 으뜸일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보기 전에 혼자서 여러 번을 읽어 보았다. 처음엔 대체 이게 뭐지? 하는 부분이 여러 장면이었다가 두 번째 볼 때는 처음에 보이지 않았던 이야기가 보여 신났다가 어느 정도 이야기를 연결하고 보니 입이 쩍 벌어졌다. 동화책으로 엮는다면 너끈히 장편동화 쯤 될 것 같다. 서진이는 책커버를 성가셔한다. 여느 때처럼 책을 보자마자 “엄마 이거 버려도 돼?”묻기에 커버그림과 표지 그림을 살펴보니 책커버 이미지를 흑백으로 찍어내어 연필로 .. 더보기
그림책작가님의 선물1 방명록에 남겨진 작가님의 흔적에 한참동안 설레고 두근거렸다. 정말 선물을 보내 주셨다. 정말 고맙습니다. ^^ 물결처럼 흐르는 듯한 물빛 싸인. 아픈바다. 먹거리에 제약을 느낄 때마다 아픈바다가 생각났고, 아픈바다를 볼 때마다 현실은 더욱 아프곤 하다. 내 아이들의 바다가 언제나 파랬으면 좋겠다. 더보기
건망증 어쩔?? "엄마~ 타는 냄새가 나" "아랫집에서 올라오는 냄새 같은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엌으로 가보니... ㅠㅠ 아이들 간식으로 주려고 가래떡을 찌는 중이었는데 냄비바닥이 까맣다. 다행인건 찜통? 냄비를 사용해서 아이들 간식이나마 건질 수 있었다. 탄 냄새가 났다면 가스 위에 무언가를 올려놓았다는 걸 금방 알아차려야 했다. 요즘 건망증이 조금 심해진 건 아닌가 걱정되는 건 이런 이유다. 지난 주에도 그랬다. 점심을 사준다는 이웃언니와 통화를 하던 중 "내일은 애들 소풍이니까 여유있게 먹을 수 있겠다~" "누구 소풍가요?" "누구긴 누구야~ 어진이지!" 여차하면 도시락도 없이 책가방메고 갔을 딸래미 생각하니 어질어질~ 1학기땐 그런적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서 이틀이나 어진이 준비물도 못챙겨보낸 적도 있다. .. 더보기
집을 잃고 나는 쓰네 남의 말까지 빌려와 거창하게 제목을 쓰고 시작하려니 웃음이... 10년 기거하던 집을 잃고 낮은 울타리 다시 올린다. 안팎으로 가을이다. 더보기
마법사의 제자 바버라 헤이젠 글 / 토미 웅거러 그림 / 비룡소 마법사의 제자 훔볼트는 게으름을 피우긴 하지만, 언젠가 위대한 마법사가 되고 싶은 건강하고 명랑한 청년입니다. 마법사가 시키는 청소와 심부름 등 온갖 일을 하며 마법을 배우곤 했지요. 훔볼트가 제일 싫어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지하실 실험실 욕조에 물을 채우는 것이었어요. 무거운 물양동이를 들고 지하실부터 라인강까지 이어지는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마법사가 마법사들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떠난 후에 훔볼트는 마법사가 두고 간 황금 열쇠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열쇠는 바로 마법사의 주문책이 담긴 상자의 열쇠였던거지요. 마법의 책에서 빗자루 마법의 주문을 외운 훔볼트는 눈을 감고 주문을 외쳤어요. 샤르르르르.. 더보기
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 헤더 헨슨 글 / 데이비드 스몰 그림 / 비룡소 칼의 가족은 아주아주 높은 곳에 삽니다. 너무 높은 곳이라서 가족과 동물 말고는 살아 있는 것을 거의 볼 수 없지요. 아빠를 도와 쟁기질을 하고 가축도 돌보는 칼은 늘 책만 보고 있는 여동생 라크가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어느날 그 외딴 오지에 말을 탄 아주머니가 찾아와 책을 건넵니다. 뿐만 아니라 책들을 바꿔주기 위해 두 주에 한번씩 방문하겠다고 합니다. 그래도 칼은 여전히 심드렁하기만 합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덮이고 바람도 거세어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어디론가 숨은 겨울 날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책아주머니를 보며 칼은 책아주머니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오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글자조차 모르던 칼은 여동생 라크에게 책을 건네며 글자를 묻습니다. 춥고 긴 겨.. 더보기
우리는 단짝 친구 스티븐 켈로그 지음 / 비룡소 캐시와 루이즈는 단짝 친구입니다. 학교에서도, 놀때도 둘은 언제나 함께였어요. 둘이 함께 있으면 아무것도 무서울 것도 없지요. 말을 좋아하는 캐시와 루이즈는 상상속의 말 '황금바람'을 타며 노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여름방학이 되자 루이즈는 삼촌을 따라 캠핑을 떠나게 되었어요. 친구가 떠나자 캐시는 동네가 외로운 사막같았어요. 루이즈가 너무 보고 싶어 루이즈를 빼오는 모습을 상상하곤 하던 캐시는 루이즈의 편지를 받게 됩니다. 루이즈가 새로운 친구들도 잔뜩 사귀고 멋진 여름을 보내고 있다는 내용에 배신감을 느낀 캐시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찼어요. 그러던 중 캐시의 이웃집에 조드할아버지가 이사를 왔어요. 조드할아버지에겐 곧 새끼를 낳을 개 사라가 있었는데 처음으로 태어날 얼룩.. 더보기
오늘 아침 신종플루 공포가 전국을 휩쓸었던 적이 있었다. 임시휴업을 하는 유치원이 늘기도 했던 그 때, 지독하게 추웠던 어느날 아침 하루 쉬게 해줄까?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습관처럼 옷을 입히고 밥을 먹이고 어진이를 유치원버스에 태워 보낸 후 집 현관을 들어서며 나는 울었다. 따뜻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을텐데, 저녁밥을 먹고 아이들과 놀다가 다시 일을 하러 회사로 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던 추운겨울밤에도 그랬다. 오늘, 고층인 우리집 창문 흔들리는 소리가 참 유난스럽다. 서진이 등원 준비는 잠시 미루고 베란다에 서서 어진이와 남편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내려다 보았다. 며칠전까지 멀쩡하던 어진이 우산은 왜 한쪽이 찌그러져 있는지, 말안듣는 어진아빠 왜 슬리퍼를 신고 가는지.... 젖었을 양말을 생각하니 마음이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