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원 글. 김지민 그림. 북극곰
언젠가부터 이맘때쯤이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안나" "연말같지가 않아"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제가 비로소 나이를 실감한 이후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이 며칠 전 크리스마스 트리 언제 꺼내느냐 묻는데
귀찮아 모른척 하고 싶었던 마음이 뜨끔했습니다.
아이들 더 어렸을 땐 한 달도 넘게 트리에 불을 밝혔었는데 말이예요.
크리스마스선물처럼 다가온 그림책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를 설렘으로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며 무딘마음 물리쳐보자 생각해봅니다.
이순원 작가님의 <어치와 참나무>의 기억이 참 좋아서 그림책을 읽기 전부터 더욱 기대가 컸어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은지는 아빠가 함께 보낼 수 없어 슬프기만 합니다.
큰 회사의 건물을 지키는 일을 하는 아빠가 회사에서 밤을 새워야 하는 날이기 때문이에요.
무거운 발걸음으로 출근을 한 아빠는 종일 맘이 편치 않습니다.
어린 시절 한번도 산타클로스가 찾아오지 않아 그 쓸쓸함을 알았기에
은지에 대한 미안함도 더욱 컸겠지요.
저녁 시간 은지는 엄마와 함께 아빠를 응원하러 가기로 합니다.
화려한 거리 속 꽃과 선물들을 들고 바삐 지나치는 사람들 속에서
은지와 엄마가 환히 웃고 서있습니다.
은지의 눈 앞에 펭귄산타와 루돌프의 깜짝이벤트가 펼쳐집니다.
은지는 회사 건물벽 전광판에 커다랗게 새겨진 하트와 성탄 축하 메시지를 봅니다.
전기실 아저씨로 변장?한 펭귄산타의 선물이지요.
함께 할 수 없어 안타까운 가족의 빈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줍니다.
가족간의 사랑은 더욱 탄탄한 끈으로 이어졌겠지요.
산타의 선물은 착한 아이 은지만을 위한 선물은 아닌 듯 합니다.
착한 아이였던 어린 시절의 아빠는 선물받을 아이 명단에 이름이 오르긴 했지만
산타의 실수로 몇번이나 선물을 받지 못했어요.
어른이 되어 받은 선물을 정작 아빠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가장 절실할 때 찾아온 소중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빠의 문자인 줄 안 은지에게 아빠가 산타가 되어주었으니까요.
<앞면지 그림>
가족의 행복은 어쩌면
크리스마스 트리에 별하나 함께 올리는 소소한 것에서 시작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뒤면지 그림>
실수투성이 펭귄산타 이대로 괜찮을까요?
좀 걱정이네요^^
아이들 학교에 있는 시간, 그림책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시간이 훌쩍 지났어요.
미니트리꾸미기 구성품을 사놓은게 한참 전인데
<크리스마스 선물>의 여운으로 아이들 오자마자 꺼내주었더니 반가워하며 뚝딱 꾸며 주었어요.
손바닥만한 작은 트리인데 집이 한결 밝아졌습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어떤 모습이로든 모두들 따뜻한 시간 맞이하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커갈수록 가족보다는 밖에서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을 좋아한다는데
아직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꼭 붙들어두고 싶은 마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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