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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책이야기

우주의 점과 점이 닿은 인연 [우리 아빠는 외계인]

 

 

남강한 지음. 북극곰

 

 

 

우리 아빠는 외계인이에요.

우주에서 왔기 때문이지요.

 

 

 

 

지구에서의 외계인의 삶은 고단해 보여요.

누구에게도 이해받기 힘이 들지요.

마음이 통하는 외계인친구를 간절히 기다려요.

 

 

 

지구인처럼 살아보자 다짐하지만 쉽지 않아요.

책을 거꾸로 보고 있는 외계인 아빠ㅎ

 

 

 

회사에도 다녀요.

 

 

 

드디어 외계인 친구를 만나 결혼을 하지만...

잘 못 본 것 같대요.ㅎㅎㅎ

 

...

 

회사에서 혼나고 돌아올 때마다

자기를 알아주는 이 없어 늘 외로울 때마다

친구가 그리웠던 아빠는 드디어 진짜 외계인 친구를 만났어요.

 

 

 

'내'가 태어났지요.

 

 

 

'나'도 아빠처럼 외계인 친구를 기다립니다.

 

.....

 

우주에서 뚝 떨어져 지구에 온 아빠는 정말 하는 짓이 외계인 같습니다.

옥상에서 누군가에게 알 수 없는 신호를 보내고

머리 속에 온통 외계인 친구 생각 뿐인 아빠.

자라면서 이런 말을 숱하게 들었을테죠.

 

"넌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니?"

 

4차원적인 엉뚱함에 실소가 터지면서도

평범한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외계인 아빠의 모습엔 왠지 짠한 마음이 듭니다.

손에 잡히지 않을지언정

꿈꿀 수 있어 좋았던 어린시절은 어느새 까마득해지고

두 어깨에 삶의 무게만 묵직해진 우리네의 가장들이 생각나서였을까요.

 

 

 

 

그런 아빠에게 최고의 선물이 찾아왔어요.

바로 아이의 탄생이지요.

아이가 우리에게 오는 장면이 다소 유머러스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우주의 한 점과 또 한 점이 지구에서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인가요.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아빠는 자기만의 우주에서 어쩔 수 없이 멀어져야 했지만 

아이의 유년시절을 함께 하면서 또 다른 우주를 품을 수 있음을 믿고 싶습니다.

 

 

 

책의 장면장면마다 출연하는 외계인들이에요.

외계인 아빠를 내내 따라다니며 지켜주는 듯한 모습을 보며 한 인문학 강사님의 말씀이 떠올랐어요.

 

"아이들은 그냥 내버려 두면 우주의 기를 받아 알아서 잘 클건데

엄마들이 중간에서 그걸 다 막아 버린다." 라고... ㅎㅎ

 

 

그리고...

아빠의 고단한 일상을 보여주는 지하철 장면에서 뜻밖의 것을 만났습니다.

노란리본.

잊지 않았다는 것,

함께 기억하고 있다는 것, 고맙습니다.

 

문득 작가님이 외계인친구처럼 느껴져요.^^

.......

 

유머와 잔잔한 여운이 있는 그림책 [우리 아빠는 외계인]을 만나며

우리집 남편과 아이들을 떠올려 봅니다.

저녁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슬그머니 다가와 "엄마~ 아빠 지금 게임하고 있어." 이르는 둘째 아이.

일상에서의 부자간의 감동은 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