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늘 무언가를 쓰거나 그리고 오리는 일들을 쉬지 않는다.
스케치북은 감당이 안되고 아까울 때도 많아서(미안하다, 사랑한다.ㅎ)
이면지를 사용하는데 쓸만한 종이가 없을까 찾다가 발견된 종이다.
무언가가 기록된 십수장의 종이..
정체가 무엇인지 헤아리는 데 5초쯤 걸렸는데,
신생아 '이어진'의 일상에 관한 기록이었다.
날짜는 년도 표시없이 11월 14일부터 시작된다.
1031일 생일인 이어진,
출산한 병원에서 1박, 조리원 2주 생활 후 아이와 집에서 보낸 첫 날로 추측된다.
지금도 기억이 선명하다.
남편은 출근하고,
핏덩이 하나와 덩그러니 집에 남았을 때의 두려움과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던 내 현실.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울컥하며 눈물을 쏟았던 일 말이다.
그 두려움이 기록을 남기게 했을까.
종이엔 신생아 이어진의 자고 깨는 시간과,
변보는 시간, 변색깔, 젖먹는 시간, 그리고 가끔씩의 분유양과 시간
늘어난 체중 등이 적혀 있었다.
가끔은 목욕시간까지도...ㅎㅎ
서진이의 기록은 물론? 없다.
모든 것이 그렇듯,
두려움도 지나간다.
또 다른 것이 기다리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