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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

꿈꾸다

꿈에 보이더라며, 준서맘이 문자를 보내왔다.

둘째가 생길 것 같다는 예지몽을 꾸어준 것도 준서맘이었고,
이사했다기에 구경가보니 큰 숲을 집으로 삼았는데 장관이었다는 꿈이야기를 전해준 것도 준서맘이었는데, 그 꿈 이후 책꾸러기에서 100권의 책선물을 받았다.

"개꿈이지..지가 무슨..."했던 어진아빠 말이 쏙 들어갔다.

그렇게 내게는 신기하고 신통했던 준서맘이 또 꿈을 꾸었다니 귀가 솔깃해질 수 밖에...

큰집으로 이사를 했다고 해서 구경가보니 서진이가 집을 사주었다며
어진애비입이 귀에 걸렸더란다. 그러면서 아들래미한테 잘하라고..ㅎ

서진이 앞세워 로또 사러 가자고 했더니 단칼에 거절하는 어진아빠.
몇년전이었던가.
느닷없이 "로또나 사볼까." 실없이 내뱉던 어진아빠말에
마음시리고 짠하던 기억이 있어 더 이상 조르지는 않았다.

이제부터 경품응모라도 해야 하나?ㅎ

...

"내가 그 나이라면 못할게 없을 것 같아요."

어제 낮, 40대인 언니 세 명과 점심을 같이 했는데
그 중의 한 분이 내게 한 말이다.

요즘 늘 악몽을 꾸는 탓에 머리는 아프고,
물이 오를대로 오른 버들가지 두 가지는 이런 엄마의 사정은 헤아려주지 않고
망아지처럼 봄날을 뛰어다니니 그것들 따라다니느라 몸이 무겁기만 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또한 어떤 기대와 희망으로 살아야 하는가 생각에 미치면 힘아리가 빠지곤 했다.

그런데 나보다 더 가뿐해 보이는 몸과 넘치는 에너지로 생글거리는 얼굴로
그분이 말했다

내가 그 나이라면 못할게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십년전 쯤 초등2학년이었던 한 아이의 얼굴이 문득 오버랩되며
가족소개 숙제에 있던, 잊을 수 없는 그 아이의 한 글귀도 스쳐지나갔다.

엄마의 꿈 : 끝났음!

그 아이 눈엔 엄마가 모든 걸 이룬 것처럼 보였던 걸까..
어른이니까?
이제와서 묻고 싶어진다.

요리사, 선생님, 경찰관...
수도 없이 바뀌고 또 바뀔 어진이 꿈처럼 나도 설렘으로 새로운 꿈을 꾸어볼까.
나날이 부피가 늘어나고 버거워지는 이 몸으로 더 자랄 수 있을까.
무슨꿈부터 꾸어야 할까?
서진이와 로또?ㅎ

...

한번씩 물어봐주시길...
꿈꾸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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