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리고 나

곶감 만들기



어진아빠가 모처럼만에 아주 쓸만한 물건을 공수해왔다.

 


공식명칭을 모르겠지만 용도는 이렇다.
감을 깎아 꼭지에 끼워 걸면 끝!
곶감 만들기 차~암  쉽죠잉??ㅎㅎ

 


꼭지불량?인 감들은 저렇게 잘라서 베란다밖에 놓아두었다.

감깍아 걸어두고,
매실원액 담근거 병들마다 가득채우고 항아리 씻어두니 마음이 든든하면서도 홀가분하다.
가을추수끝나고, 김장담그시고 나서
"남부러울 거 없다"시던 어머님이 생각났다.

...
지난주말은 그야말로 폐인모드였다.
꼼짝하기도 귀찮아 내내 누워있었더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토요일을 그렇게 보내고, 일요일도 그렇게 흘러가는데
쌀이 똑 떨어졌다는 사실이 번뜩 생각나서
일요일 오후 네시쯤 친정으로 향했다.

누워계시던 아빠가 일어나셔서 웃으며 맞아주시는데
"쌀 떨어져서 왔어요."하니 웃으신다.

뒷마당에 감나무 두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해걸이도 하지 않고 나무 가득가득 열린 감.
이젠 아빠에게는 감따기조차 녹녹치 않은 노동이시리라.

어진아빠와 팔걷어부치고 전지로 감을 따기 시작했다.
내 실력이 죽지 않았구나~감탄하면서...^^
어진서진이는 전지끝에 매달려있는 감을 다라에 담으며 마냥 즐거워했다.
마침 와 있던 아이들외삼촌까지 거들어 감을 수북하게 딸 수 있었다.

머리 아픈게 괜찮아진건지 아픈걸 잊고 있었던건지 모르겠다.
그 늦은 오후 잠시동안의 친정 나들이가 그렇게 좋았다.

감아 감아~예쁘게 말라라!
가을 햇빛과 바람이 반가운 또 하나의 이유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맙습니다.  (0) 2011.11.17
10월 선물  (0) 2011.10.19
멋지다  (2) 2011.08.23
잡념  (1) 2011.07.30
연필꽂이  (2) 2011.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