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층에서 내려다 본 사진.
이 오래된 아파트 단지가 멋질리는 없고...
어진아빠가 자전거로 출근한 지 일주일 쯤 된다.
자전거출퇴근을 이야기했을 때
걱정은 되면서도 10분쯤 걸린다기에 조심할 것만 당부했다.
잘 다녀오라는 인사 후 베란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아파트 단지를 미끄럽게 빠져나가는 모습이 어찌나 멋있던지...
(이 사진을 찍을 때 디카 줌인 기능이 고장난 걸 알았다..흐미~~)
그까짓 자전거 타는게 무에 그리 멋있냐고 하겠지만
나는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
몇번을 노력한 적은 있지만, 여전히 기능미달이다.
뽀로로가 하늘을 날고 싶은 심정이 이런 걸까?ㅎㅎ
지난 봄 미동산 수목원에 갔었다.
수목원 주차장을 기준으로, 지도상 수목원의 거의 윗부분에 기념식수원이 있는데
그 곳엔 2006년에 심겨진 우리 가족나무인 주목나무가 있어
연중행사로 한두번 쯤 다녀오곤 한다.
따가운 볕아래, 아이들과 걸어가기엔 좀 거리감이 있어 자전거 대여를 했는데
자전거 한대에 서진이는 앞에, 어진인 뒤에 앉히고 어진아빠가는 열심히 페달을 굴렀다.
그리고 난, 백팩을 메고(어진아빠가 메고 출발하다가 어진이 얼굴에 자꾸걸려 내가 접수)
자전거 뒤를 좇아 열심히 뛰어다녔다. -,.-
오르막길.
힘이 달리는 어진아빠, 일어서서 페달을 밟는 뒷모습에
어진이는 아빠엉덩이 웃긴다고 마구 웃어대고...ㅎㅎ
가족나무 상봉후에 내려오는 길엔
호수를 끼고 달리는 모습을 그 반대편에서 바라보며
"목재관에서 만나~!" 했었다.
애들 하나씩 태우고, 자전거 두 대로 다니면 힘도 덜 들고
얼마나 그림이 보기 좋아...
누군가에게 투덜댔더니
말하길...
지금도 충분히 그림은 돼.
웃긴 그림...
-,.-
...
여섯살 때 사준 어진이의 분홍 네발 자전거는
베란다에서 몇번의 계절을 보내며 색만 바래고 있다.
가을엔 더 많이 탈 수있는 기회를 주어야겠다.
언젠가 보조바퀴를 떼는 날,
나는 감격에 젖어 코끝이 시릴지도 모르겠다.
고전적인 자전거 타기
-복효근
넘어져보라 수도 없이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르팍에 생채기를 새기며
제대로 넘어지는 법부터 배워야 하리라
요즘처럼 아주작은 어린이용 자전거 말고
페달에 발끝이 닿지도 않는
아버지의 삼천리호 자전거를 훔쳐 타고서
오른쪽으로 넘어질 것 같으면 더욱 오른쪽으로 핸들을 기울여보라
왼쪽으로 넘어질 것 같으면 왼쪽으로 핸들을 더욱 기울여보라
그렇다고 어떻게야 되겠느냐
왼쪽 아니면 오른쪽밖에 없는 이 곤두박질 나라에서
수도 없이 넘어져보라
넘어지는 쪽으로 오히려 핸들을 기울여야 하는 이치를
자전거를 배우다보면 알게 되리라
넘어짐으로 익힌 균형감각으로
살아가는 이 땅의 아비들을 이해할 날도 있으리라
그러던 어느 날에사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아슬아슬한 균형으로
네가 아비가 되어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