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이의 네번째 책인데, 이처럼 흥미를 보이지 않는 책은 처음이네요.
그래서 오늘은 일부러 책을 한번도 펼치지는 않았답니다.
사실 어진이는 18개월쯤에 1~10까지의 숫자를 알았어요.
알았다기보다 수개념없이 그저 읽을 수는 있었지요.
'숫자송'을 한번 듣더니, "또~" "또~"를 반복해서
엄마가 목이 쉴만큼 불러주었더니(이왕 불러주는거 책의 숫자들을 가리키며)
언젠가부터 "일 이 샴 샤 오 ...." 션찮은 발음으로,
자동차 번호판이나 책번호를 아는 척 하더라구요.
그래도 이 책을 선택한 건,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기도 하고,
두자리 숫자 입문을 해볼까 하는 엄마욕심에...근데 일단 마음을 접기로.. ^^
오늘의 점심메뉴는 닭죽이었습니다.
우선 야채를 썰기로 했지요.
당근과 양파를 어진이에게 몇조각을 내어보도록 했는데 좀 위태로워보이지요?
그래서 제가 잡아주느라 나머지 사진은 없답니다.
일단 시식부터 하는 어진,
"어진아~ 당근이 몇개가 있지?"
"하나~"
"자~칼로 한번 썰어보자~" (끙끙 톱질하듯 하는 어진)
"우와~ 잘라졌다. 이젠 당근이 몇개가 되었지?"
"하나~ 둘~"
같은 방법으로 자르고 잘라
어진이는
"하나~둘~셋~"
"하나~둘~셋~넷~"까지 세었어요.
그리고 같은 방법으로 양파까지...
그 다음 어진이의 임무는 닭고기 찢기였는데 이때부터 가관입니다.
처음에 좀 하는 시늉을 하더니, 모두 자기입으로 들어가네요.
"닭죽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다 먹으면 어떡하니~"하니
먹는건 그치지 않고 점점 표정이 개구쟁이가 되어 갔지요.
그래도 그릇에 있는 닭고기는 모두 어진이가 찢었답니다.
처음양보다 많이도 줄었지요.ㅎㅎ
예상을 하고 따로 쟁여둔 고기가 좀 더 있었답니다.ㅎㅎ
닭고기를 치우고,
버섯을 주며 다시 찢으라고 했더니 맛 한번 보고 못먹겠던지
당근을 달래서는 또 먹어가며 작업.
불린 쌀과 야채들을 푹푹 끓여서 닭죽을 끓여내어,
어진이 친구와 같이 먹었답니다.
마음으로나마 책맘님들께도...아시죠? ^^*
오후에는 빵사고 들어오는 길에, 찬바람 뚫고 어느새 피어 있는 꽃들을 보고 왔지요.
오늘 우리 아파트에서 볼 수 있었던 꽃들은,
동백, 산수화, 개나리, 목련, 민들레였답니다.
어진이에게 꽃이름을 알려주며 같이 보고 들어와서는 다시 컴퓨터로 보여주었어요.
"오늘 어진이는 무슨꽃을 보았니?"
"산수화~ 당백~"
얼핏 기억한 이름이 두개였는데, 그나마 '동백'이 '당백'이 되어버렸습니다.
색깔별로 물어보았더니
분홍 하나, 하얀색 하나, 노랑 세개를 말하네요.
"그럼 오늘 본 꽃 중에서는 무슨색이 젤 많았던 걸까?"
"노란색~"
제가 물어볼때마다 생각을 깊이(?) 해야 하는지
좀 피곤해 보입니다.^^;
한동안은 그림위주로 책을 봐야겠다는 다짐을 굳게 했어요..
참, 다섯 꽃 다음에 있는 사진은 무엇인지 알아보셨나요? (사진은 좀 흔들렸지만)
바로 '돈나물'이랍니다.
개나리 꽃가지 아래에서 돈나물싹도 꽃처럼 올라오고 있더이다.
매년 봄이면 이 곳에서 돈나물을 뜯어다 비빔밥에 퐁당~하곤 했지요.
'어서 자라거라~' 하고 돌아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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