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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놀이

핑크 - 비비와 아빠를 위한 선물


낸 그레고리 글 / 뤽 멜랑송 그림 / 천둥거인

비비는 핑크가 갖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입니다.
메릴리, 미란다, 재닌이 가지고 있는 그런 진짜 핑크 말이에요.
핑크공주들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진짜 핑크로 잔뜩 꾸미고 뽐내며 다닙니다.

어느날 비비는 핑크공주들도 갖고 있지 않은 멋진 핑크를 발견해요,
선물가게 진열장안 핑크신부인형이었지요.
하지만 트럭운전을 하는 아빠, 복도청소를 하는 엄마를 둔 비비는
스스로 돈을 벌어 인형을 사기 위해 옆집개를 산책시키는 등 이웃들의 심부름을 합니다.

비비의 저금통이 조금씩 채워져갈무렵 엄마는 핑크소풍을 제안합니다.
소풍을 가면서 찾은 핑크색을 수첩에 적는거지요.
<벚꽃, 조각 케이크, 새끼쥐의 귀, 핑크 꽃잎, 아기 담요, 꽃을 든 여자아이의 옷>이
수첩에 적힙니다.

소풍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진열장 안 신부인형이 보이지 않아요.
궁금해하는 비비가 본 건, 신부인형을 사들고 가게 문을 열고 나온 친구 메릴리였어요.

마음이 돌덩이가 되어 집에 돌아온 비비에게 아빠는 하모니카를 불어줍니다.
비비는 가만 음악을 듣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지요.
"너무 아쉬워하지마. 간절히 바라는마음이 멋진 음악을 만드는 법이란다."

나무들 저 너머로 구름이 진짜 핑크로 물들고 있었어요.
아빠는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고 말했지요.
하지만 지금 비비는 모든 걸 다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비비를 핑크공주로 꾸며주기로 했어요.
새는 고무장갑이 있어서 손가락 끝을 잘라 꽃을 만들었어요.
어진이는 두개쯤 하고 힘들어해서 엄마가 했고,
과일포장재 왕관은 어진이 아이디어였어요.

<비비야 나는 네가 좋았어.>라는 어진이의 편지가
무슨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책표지그림엔 핑크색의 물건들을 꿈꾸는 비비의 모습이 보입니다.
서진이에게 비비누나에게 줄 핑크들을 그려보라고 했어요.
책그림에 있는 돼지(저금통), 토끼인형, 안경을 그리고는
더 따라그릴만한 게 없는지 서진이가 요즘 돼지만큼 좋아하는 물고기를 그렸어요.


책 속 아빠가 언젠가 본 멋진광경이라며 해준 이야기가 있어요.
커다란 트럭 한 대가 어둠속을 달리는데 온통 전구가 달려 있어 차가 반짝거렸다고..
부러워하는 아빠에게 비비가 "왜 아빠는 안했어요?"라고 묻자,
아빠는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어. 돈이 엄청 많이 들거든."말합니다.


아빠를 위한 선물이에요.
트럭에 스팽클을 달아 주었어요.

...
언젠가 어진이가 "우리 부자야?"묻더군요.
"너 부자가 뭔지 알기는 해?"
"응. 돈이 많은거. 우리 부자야.?"
"부자같아? 안같아?"
"부자 아닌 것 같아."
그렇다고 이야기해주었지요.ㅎㅎ

어진이는 부자가 되고 싶은가봐요.
어머님이 종종 용돈을 주시는데 저와 어머님이 안받는다, 받아라 실갱이를 하니
"엄마, 그냥 받아. 엄마는 부자 안될거야?"합니다.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되는데
"너네 집 몇평이야?" "너네 집은 좁다. 우리집에서 놀자"(주위에서 들은 이야기)
이런 대화 속에서 기가 죽는 건 아닌지 때이른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문득 지난 겨울의 일이 떠올랐어요.
잠자리에서 어진이가 유치원친구가 공주내복을 보여주며 자랑했다며 자기도 사달래요.
"걔는 자랑할 게 없어서 내복자랑이라니? 겉옷까지 들추면서 보여주데?"하니(^^;)
"아니, 체육복 지퍼 조금 내리고 보여줬어."합니다.
저는 마침 인터넷 주문한 내복이 다음날 도착예정이고,
공주내복은 아니고 초록색, 초코색이다 했더니
그 밤 어진이가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정말 대성통곡을 하다 잠들었지요.
근데 막상 다음날은 공주내복은 까먹었는지 새내복을 보고는 좋아했어요.ㅎㅎ

갖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없는 비비의 마음이 내내 안타까운 저,
"어진아. 비비는 행복한 것 같아.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물으니
"행복한 것 같아."말하는 어진이.
어진이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