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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놀이

책 읽어주는 할머니 - 자음나무와 할머니


김인자 글 / 이진희 그림 / 글로연

외할머니는 글을 몰라요.
민정이는 매일 밤 전화로 할머니께 그림책을 읽어드립니다.
민정이는 엄마가 책을 많이 읽어주셔서 글을 일찍 깨쳤거든요.
손녀의 책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곤 했던 시간이 어느덧 일녓,
할머니의 판순잔치날이 돌아왔습니다.
엄마아빠의 감사인사가 끝난 후 할머니께서조용히 일어나셨습니다.
"내가 책 한권을 읽어주고 싶은데.."하시며 펼치신 책은
민정이가 일 년 동안 읽어드린 바로 그 그림책입니다.
할머니는 한 자도 빠뜨리지 않고 책을 읽어주십니다.

이제 민정이는 매일밤, 전화로 책을 읽어주시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잠이 듭니다.

책 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이야기를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날기를 꿈꾸는 펭귄이 자주 등장을 하는데
할머니가 책 한권을 읽어내려가시는 장면에서는 펭귄이 드디어 날았고,
나는 펭귄의 그림자는 '새'의 모습이에요.
그림책, 그림하나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책에 나오는 자음나무입니다.

크레파스 녹여 그림 그리는 것을 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서진이가 낮잠 중이었어요.
짜투리 크레파스 몇 개를 모았습니다.


어라? 그런데 생각처럼 되지 않더군요.
크레파스가 너무 뭉개집니다.
결국 자음을 끝까지 쓰지는 못했어요.


책을 들고 일어서신 할머니의 고운 모습입니다.
마침 전통무늬 색종이가 있어서
한복입은 할머니의 모습을 꾸며보았어요.


어진이가 할머니의 얼굴을 먼저 그리고,
저고리, 치마, 고름으로 쓸 종이를 골랐어요.
그리고, 오리고, 붙이고...

그림책을 들고 있는 손을 그려야 했고,
붙이는 순서가 헷갈려서 엄마가 도와주었어요.


어진이가 표현한 할머니도 제  눈엔 많이 곱습니다.^^

작년 언젠가 도서관에서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어진이는 심드렁했고,
저 혼자 눈시울을 붉혔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 어진이도 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에 한참동안 집중해서 듣습니다.

어진이에게 언젠가 우리 할머니가 더 늙으셔서 눈이 잘 안보이실 때
책을 읽어드린다면 어떤 책이 좋을까 물어보았더니
<진저와 아기고양이>라는 책을 고릅니다.
동생이 생겼을 때의 갈등을 고양이이야기로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책이에요.
할머니가 좋아하실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