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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놀이

아빠 몰래 할머니 몰래 - 민지와 할머니와..


김인자 글 / 심수근 그림 / 글로연

얼마전부터 아빠차에는 폐지가 가득해서 냄새가 나요.
아빠는 운전을 하다가도 폐지가 보이면 차를 세워 차에 싣고,
또 매일 밤 10시가 되면 차를 몰고 나가요.
너무 궁금한 민지는 아빠차에 몰래 타 따라가봅니다.

아빠가 찾아간 곳은 폐지를 모으는 할머니가 사시는 집입니다.
어릴적 폐지를 모으던 엄마에 대한 기억을 가진 아빠는
우연히 폐지줍는 할머니를 만나게 되어 그 이후로 몰래몰래 도왔던 거지요.

아빠와 민지는 캄캄한 밤에도 위험하지 않도록
할머니 몰래 할머니의 리어카에 야광삼각대를 달아주고
바람빠진 바퀴에 바람도 넣어줍니다.

그 밤 할머니 집 문에 걸린,
누룽지사탕이 든 봉지가 빛나고 있었어요.

"어진아~이 누룽지 사탕은 누가 문에 걸었을까?"
"할머니."
"할머니가 왜?"
"누가 도와줘서 고마운데 만날 수가 없으니까.."


그 따뜻함이 어진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 것 같지요?^^


책을 보며 어진서진이가 깔깔대며 웃고 있어요.
이 책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렇게 웃음을 터뜨릴만한 요소가 없지 않나요???

아빠차에 몰래 타고 있던 민지를 발견한 아빠가
"김민지! 너 여기서 뭐해?"라는 장면이 있는데
이 말이 그렇게 웃기답니다.

이 책을 처음 읽어주던 날에는 이 대사만 연이어 스무번은 했을거에요.

그리고 이 말은 우리집의 유행어아닌 유행어가 되었어요.

"이서진! 너 밥 안먹고 뭐해?"
"이어진! 너 양치안하고 뭐해?"
"이주영! 안일어나고 뭐해??
(때로는 욘석들이 엄마아빠의 이름을 마구마구 넣어서...^^;)


민지를 그려보았어요.
서진이도 처음 시작은 좋았는데 그림이 점점 이상해집니다.
"서진아~지금 민지 그리는건데?"했더니
"돼지민지야."합니다.

돼지민지를 후딱 그려낸 서진이는 누나를 어찌나 방해를 하던지,
어진이는 이리저리 피해다니며 그려야 했어요.



손코팅을 해주고 손잡이를 붙여주었더니
그림자극을 해야 한다고...ㅎㅎ



어진이는 정리함 검은손잡이에 민지를 끼워 얼굴을 가리고는
"민지몰래" 합니다.^^


김인자 작가선생님의 두 책엔 공통점이 있지요?
<책읽어주는 할머니>에도 <아빠몰래 할머니몰래>에도 할머니가 등장합니다.
와책행사 후 작가선생님과의 간담회에서 그 이유를 말씀해주셨어요.
작가님이 할머니를 좋아해서이고, 다음책도 그럴거라고 하셨어요.

그 이야기가 생각이 나 어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았어요.

"어진아~왜 이 작가선생님의 책엔 할머니가 나올까?"
잠시 생각하던 어진이가 말합니다.
"할머니가 좋으니까."

딩동댕~!^^

집에 '어머니'라는 제목의 사진집이 생각나 어진이와 같이 보았어요.
사진들 속엔 고단하지만 소박한 삶을 꾸려가시는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이 가득 담겨있어요.

어진에게 아빠몰래 할머니몰래 책과 비슷한 장면을 연출해보자 했더니
어진이는 리어카를 끄는 할머니의 사진옆에 민지를 가만히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