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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놀이

터널 - 즐거운 터널 속(스크래치)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 논장

성격이 너무 다른 남매가 있어요.
오빠는 밖에 나가 뒹굴며 뛰어 놀았고, 동생은 자기 방에 틀어박혀 책읽는 걸 좋아해요.
모든 게 딴판인 남매는 언제나 티격태격 다투었어요.
보다 못해 화가 난 엄마는 두아이를 내보내며 놀다오라고 합니다.
쓰레기장 주위를 살피던 오빠는 터널을 발견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고,
밖에서 기다리던 동생은 오빠를 기다리다 나오지 않자 오빠를 찾으러 들어가요.
어두침침한 터널 반대편에서 동생이 발견한 건 돌이 되어버린 오빠였어요.
오빠를 껴안고 흐느껴 울자 돌이 조금씩 부드러워지면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별일없었냐는 엄마의 물음에 오빠와 동생은 서로 마주보며 웃습니다
.


어진이가 어렸을 때 이 책을 함께 읽어 보았던 기억이 나서 흔적을 찾아보았어요.
어진이가 39개월 서진이가 4개월무렵이었네요.
그때의 독후대화 옮겨볼게요.

♥♥♥♥♥♥
"어진아~ 만약에 동생이 터널로 들어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예상, 기대되는 대답은 "오빠가 못돌아올것 같아.."였는데)
"음~점심먹으러 갔을 것 같아."
"푸하하~하하하~~" (웃음이 끊이지 않는 엄마)
"엄마~ 조용히 해. 서진이 깨."
"어진이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
엄마가 점심때까지 오랬으니까 밥먹으러 가야지, 그렇지?"
"응. 그럼"
"오빠는 어떻게 되고?"
"돌로 되었겠지."(계속 돌의 모습으로 남을것 같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근데 어진아, 만약에 서진이가 터널로 들어갔다면
어진이도 서진이 찾으러 따라 들어갈거야?"
"아니"
"왜?"
"무서우니까. 난 무서운거 싫어하잖아."
"그럼 서진이는 어떻게 해?"
"엄마가 들어가야지."
"아~ 그럼 되겠네."
♥♥♥♥♥♥♥

어진이가 이랬었네요..^^

책 속에서 터널은 두 남매의 감정의 끈을 끈끈하고 돈독하게 어어주는 역할을 하지요.
둘이서 함께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모든게 바뀌었어요.
어진이와 즐거운 터널 속을 상상해보았어요.



스크래치 종이도 이렇게 만들어져 나온다니 참 좋은 세상이에요..^^

터널안에 무엇을 그릴까 물어보니
어진이는 다시 서진에게 묻습니다.
물으나마나 서진이는 "돼지"라고 했겠지요..

그래서 어진이가 그린 그림은
터널 안에서 돼지와 어진, 서진이가 춤춤고 있는 모습이랍니다.
괴물모양의 나무가 아니라 꽃나무가 서있어요.

그리고...
2년전 질문을 어진이에게 다시 주었지요.
"서진이가 터널에 들어가 안나오면 어떻게 할래?"
"그럼 빨리빨리 따라 들어가서 끌고 나올래.."

어진이는 동생 로즈처럼 어두침침한 터널을 지나고,
무서운 숲을 지나 돌이된 오빠를 보기 전에
초장에 끝내고 싶어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