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님께 적응하기까진 시간이 좀 걸렸다.
받을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밖에서 마주치면 큰 소리로 인사를 하신다.
엘리베이터 좁은 공간에서 아이들에게 "안녕, 공주님 왕자님~" 말을 건네시면
낯가림하던 어렸을 적 아이들은 깜짝 놀라 내 뒤에 숨곤 했다.
또 언젠가는 방문전 전화를 받았는데 "**씨?" 하며 내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 기겁을 하기도 했다.
오랜시간을 보내면서 이상한 아저씨가 아니라 맘씨 좋은 분이라는 인식이 서서히 박혔고
이웃엄마가 우리집에 마실을 온 날 기사님의 정체?를 알았다.
이웃엄마와 차를 마시며 택배기사님의 전화를 받았는데
전화기 밖으로 흘러나오는 소릴 들으며 이웃엄마가 웃으며 말한다.
자기 교회 집사님이신데 마냥 착하고 좋은 분이라고...
집에서 **택배를 받을때면 음료수 한 잔 준비해서 기다린다고 한다.
오늘 오전,
정말 오랜만에 기사님의 방문.
물건을 받으며 "고맙습니다"라는 인사에 아저씨는 답인사를 하셨다.
"안녕~~"
두 글자의 인사가 재밌어 자꾸 슬금슬금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오래 혼자 두었던 나의 공간에도 인사를 건네고 싶어졌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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