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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놀이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 만두 만들기


채인선 글 / 이억배 그림 / 재미마주

아주 아주 손이 큰 할머니는 해마다 설날이 다가오면 만두를 빚습니다.
손이 큰 할머니는 김치를 있는 대로 다 꺼내오고,
숙주나물도 있는대로 다 삶아 내고 두부, 고기도 양껏 준비합니다.
할머니는 헛간 지붕으로 쓰는 함지박을 끌어와 만두소를 몽땅 쏟아 넣고,
함지박 안으로 들어가 삽으로 만두소를 버무립니다.
만두소가 언덕처럼 보이고, 만두피로 쓸 밀가루 반죽은 방문턱을 넘어 툇마루, 마당을 지나
울타리 밖으로 한없이 밀려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만두만들 시간을 알리는 할머니의 종소리에 동물친구들이 모여듭니다.
만두 만드는 일은 즐겁지만 사흘이 지나도록 만들어도 만두소는 아직도 봉긋하게 쌓여 있으니
동물 친구들의 투덜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빨리 만들기 위해 만두의 크기가 점점 커집니다.
처음엔 사과만큼, 그 다음엔 호박만큼, 그러다 항아리만큼, 자기 몸보다 더 큰 만두도 생겼습니다.
이레가 지나 동물들이 지쳐 누워버리자 할머니는 남은 재료로 큰 만두 하나를 만들자고 합니다.
커다란 가마솥 안에서 커다란 만두가 익어갑니다.
설날 아침, 할머니와 동물들은 만두를 먹고 모두 한 살을 더 먹었습니다.

손 큰 할머니는 우리네 어머니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제 친정엄마도 늘 '모자라는 것 보단 낫지' 생각하시는 분이라
늘 넘치게 준비하고, 정작 엄마는 밥조차도 찬밥을 드시는 일이 많습니다.
결혼 전 설날이나 추석에 만두, 송편은 어찌나 많이 만들었는지
아침부터 시작해 어둑어둑해져야 끝내고 나면 허리가 뻐근하곤 했어요.
손 큰 할머니는 그 어마어마한 만두를 만들면서도
시종일관 웃는 얼굴입니다.
맛있게 먹는 모습에 행복해하며 다가오는 설에도 또 팔을 걷어부치겠지요?


커다란 만두를 만드는 모습입니다.
넓적한 만두피에 소를 넣고
양쪽에서 동물친구들이 만두피를 잡고 "야아~"함성지르며 달려오는 모습이
흡사 운동회의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어진이와 서진이도 이 장면을 어찌나 재미있어 했는지
만세 자세로 야아~하며 한참을 뛰어 다녔어요.^^.

지난 토요일 저녁,
남편은 벌초 후 저녁을 먹고 온다고 해서
아이들과 만두를 만들어 먹기로 했어요.
어머님께서 주신 만두소가 있었지요.


서진이도 폼은 제법 그럴 듯 하지요?
서진이의 만두 만들기는 엄마가 만든 만두를 납작하게 눌러주는 정도였어요.^^



어진이는 처음 몇 개는 아주 잘 만들었고,
나중엔 잘 되지 않는다며 짜증을 좀 부렸어요.


자기가 만든 만두를 먹기로 했는데
서진이는 국으로 먹고, 어진이는 찐만두로 먹고 싶답니다.
서진이는 만두국을, 어진이는 찐만두를 남김없이 맜있게 먹었어요

...
책 제목에 '손이 크다'라는 의미를 어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표현도 더 알아보았어요.

작년에 친정아버지와 농구경기를 보던 중 "저 선수는 머리 하나가 더 있네?"하는 엄마말에
어진이는 놀란 토끼눈을 하고는 "어디? 어디??"하며 달려왔었지요.
머리 두 개 달린 사람을 생각한 듯 했습니다.ㅎㅎ

그 때 생각이 나 퀴즈를 냈더니 어진이는 역시 같은 대답입니다.
"어진이가 서진이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크네?"라고 의미를 말해주었지요.

"입에 불났다~는 무슨 뜻일까?"물으니
"뜨거운 걸 먹었을 때"라고 하네요.
제가 마침 매운 만두를 먹던 중이어서, 입에 불났다며 물을 들이키며 실감나게 알려주고...ㅎㅎ

그 다음 문제는 '눈꺼풀이 무겁다.'
어진이는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합니다.

"어진아~눈꺼풀이 무거우면 눈이 어떻게 될까?"
"눈이 감겨져"
"눈이 왜 감겨질까?"
"졸리니까."
"딩동댕~!"

우리말은 참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