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봉기 글 / 오승민 그림 / 보림
밖은 벌써 어두워졌는데 아빠는 돌아오지 않고, 명희혼자 그림책을 보고 있습니다.
명희의 다섯 살 생일날 엄마가 사준 그림책,
하지만 엄마는 이제 없습니다.
술만 먹으면 때리는 아빠를 피해 엄마가 집을 나간지도 일 년이 다 되어 갑니다.
명희는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엄마의 스웨터를 끌어 안고 그림책을 봅니다.
책 속 가장 좋아하는 장면의 곰을 보며 '나도 이런 친구가 있으면...'생각하자
정말로 크고 흰 곰이 명희뒤에 서 있었습니다.
"무얼 하고 싶니?" 곰이 묻자 엄마한테 가고 싶다는 명희.
그렇게 곰과 명희는 엄마를 찾아 나섭니다.
택시, 기차, 버스를 갈아타며 엄마 냄새를 따라 간 곳은 음식점 앞.
그 곳에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나르는 엄마가 있었습니다.
눈물의 재회를 한 명희와 엄마는 곰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아빠에게로 갑니다.
이렇게 해서 아빠와 엄마, 명희와 곰이 집으로 갑니다.
하얀 눈이 송이송이 내립니다.
사람들 발소리도 끊어진 깊은 밤,
아직도 명희는 작은 방에 혼자입니다.
엄마의 스웨터를 끌어안은 명희는 곰의 가슴에 안긴 듯 그림책에 얼굴을 묻고 있습니다.
꼬부리고 잠든 명희의 잠든 모습이 열심히 기도하는 것만 같습니다.
명희와 엄마의 재회가 꿈이었다는 걸 안 어진이는
아쉽다~ 아쉽다~를 몇번이나 말했는지 모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가족의 해체라는 말이 나올만큼
가족구성의 형태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 왔고,
이런저런 사정들로 위기를 겪는 가정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최대 피해자는 역시 아이들이겠지요.
엄마 냄새가 나는 스웨터와 엄마가 선물해준 그림책만으로
엄마를 추억하는 명희모습이 너무나 가슴 아프게 합니다.
꿈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글쓴님이 야속하기까지 했지만,
엄마가 돌아올 거라는 희망은 결코 저버릴 수 없습니다.
기본책을 접어보자고 했더니
어진이는 마이크라며 뭔가를 준비해서는
느닷없이 선생님 놀이를 합니다.
종이를 이렇게 반으로 접어주세요..
가위로 이만큼을 잘라 주세요... 하면서요..^^
명희가 엄마를 만나면
무얼 하고 싶어할까~생각하며 내용을 적어보았어요.
엄마는 이따 보라며, 손으로 가리다시피 기본책을 꾸미는 어진이.
어째 술술~너무 쉽게, 빨리 끝낸다했더니
결과물이 저렇습니다.ㅎㅎ
하지만 밥먹기, 책보기, 놀이터에서 놀기 등..
가장 소소한 일상들이
아이들에겐 늘 중요한 순간이고, 행복해야 할 순간임을 느낍니다.
뒷표지,
오타작렬 저 부분은
내용이 재밌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네모안에 적는 거랍니다.ㅎㅎ
명희의 소망을 들어줄 곰을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서진이가 거의 모든 색찰흙을 장악한 가운데
어진이는 조달에 애써가며 곰한마리 겨우 만들 수 있었어요.
리본까지 단 곰은
엄마눈엔 어째 개구리 같기도, 생쥐같기도 합니다.ㅎㅎ
어진이의 곰은 우주선(색찰흙통 뚜껑)에 타고
명희의 엄마를 찾아 나서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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