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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일상



물과 간단한 간식거리를 챙기며 아이들에게 산에 가자고 했다.
신으라는 신발은 안신고 느닷없이 종이를 꺼내 쭈그리고 앉는 어진이를 보며
에휴~남몰래 한숨을 쉬는 엄마에게 어진이가 보여준 건
산에 가는 지도였다.

나중에 어진아빠가 보고는 "딱 맞네."한다.ㅎㅎ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등산로를 오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곤 했었다.

 


산초입.
어느새 서진이도 지도를..ㅎㅎㅎ

이제 출발인데, 나무그늘에 조금은 어두워지고 너무 조용해져서인지 서진이가
"무서워"
"집에갈래."하며 징징, 과자로 달래도 마찬가지였다.

"서진아~우리 조~오기 산에 올라가서 다람쥐 있나 찾아볼까?"하니
반색을 하며 "어~!!!"한다.^^


산에서 만난 들꽃들(이름은 하나밖에 모르겠다.)과 뱀딸기.


제일 빠른걸음으로 올라가서는 나무뿌리에 앉아 쉬며 기다리곤 했던 어진이.



어진이가 풀무더기에 코를 박으며 냄새를 맡는다.
무슨냄새가 나느냐 물으니 나무냄새가 난단다.
서진이는 풀잎을 떼어 코에 대본다.


어진이 손에 송진이 묻었는지 낙엽이며 풀 등을 손에 붙여 보이며 마술이란다.
무언가를 주워서는 빗자루라고도 하고...

서진이도 엄마손을 놓고 제법 안정적으로 걸었다.


출발한지 30여분만에 닿은 곳, 오늘의 목적지이기도 한 이 곳은
몇가지 운동기구들과 앉아 쉴 수 있는 벤치 등이 있다.

산의 좋은 냄새가 난다는 어진이는 한 팔을 들어올리며 "상쾌해~~"하는데
재밌는 표정과 말투에,  저 안에 맹구 하나 살고 있지 싶었다.


윗몸일으키기대에서 미끄럼을 타려다 애벌레를 제일 먼저 발견한 건 서진이었다.
한참동안 애벌레 관찰.

서진이가 자꾸 고함을 질러서 "애벌레 귀아프겠다."하니
"애벌레 귀가 어디야?"묻는다.ㅎㅎ


애벌레 가실 길에 나뭇잎 고이 뿌려드리는 어진이.


애벌레를 치운 후에야 미끄럼을 신나게 타는 아이들.
어진이는 거꾸로 기어올라오며 "내가 애벌레야"한다.

애벌레 환영에 사로잡힌듯...



가위바위보 이긴 사람이 아카시아 잎 하나씩 떼어내기 놀이를 했다.
서진이의 가위바위보 실력이 아쉽다.^^


더 놀고 싶다는 어진서진이를 달래 내려오는 길,
어느 길로 가야할지 모르겠어서 어진이의 선택에 맡겼다.


어진이의 뒤를 따라 걸으면 걸을수록 길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게 선명해졌다.
어디서나 길은 만나게 되어있고, 집에는 돌아갈테지만
몇년전에도 혼자 올라왔다가 길을 잘못들어
대로변으로 나와 땡볕아래 먼길을 돌아갔던 기억이 있기에 순간 예민해졌다.

서진이는 지도를 꺼내며 "확실해"한다.ㅎㅎ

길을 잘못드니
올라올땐 그 넓었던 길이 한사람밖에 못지나갈만큼 좁은길로 바뀌고
나무가  무성해 고개를 숙여야 했고
발을 잘못디디면 덩굴숲에 굴러떨어질듯도 하여 어진이가 잠시 무서워했다.
이 곳에선 사진 한 장 없다. ㅎㅎ


다시 바로잡은 길,
엄마도 마음 속으로 만세 ^^



집에 돌아와 작은방에서 바라본 산.

....
마음이 힘들었던 하루,
엄마와 동행해주어 고마웠다. 어진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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