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먹고 사는 뿡뿡괴물은 화 난 사람을 아주 좋아해요.
배가 고프면 화난 사람들을 찾아가 머리에서 모락모락 나는 김을 먹고 살지요.
화가 났었던 주먹코 아저씨와 교장선생님도 뿡뿡괴물 덕분에 기분이 좋아져요.
하늘이 엄마는 너무너무 화가 나서 뿡뿡괴물이 화를 먹고 또 먹어도
머리에서 김이 계속 모락모락, 결국 뿡뿡괴물이 엄마까지 먹어버려요.
(다행히 다시 돌아오지요.)
지난 9월 9일 아침.
전 날 어진이와 좀 심한 마찰이 내심 충격이기도 했고, 어진에게 미안했던 저는
잠에서 깨자마자 어진이와 뿡뿡괴물을 읽었어요.
그리고 서로의 뿡뿡괴물을 만들어 붙이고,
화를 낼 때마다 저 봉지 안에 볼풀공 하나씩을 넣기로 했어요.
오늘은 서로 화내지 말자고 다짐을 하면서요.
은근 승부욕이 있는 어진이는 제대로 룰을 지키지 않았어요.
서진이와 놀다 화를 내기에 어진 뿡뿡 괴물에 공을 하나 넣었더니
"그럼 내가 속상하잖아~"하며 징징대기도 했고,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서진이랑 여기저기 바르며 장난을 치기에
제가 큰소리로 혼냈더니 "앗싸~엄마 화냈다~" 공을 넣으며
반성은커녕 신나하기도 했지요.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건 엄마인 저의 화가 줄었다는거에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줄었다기보다는
저 뿡뿡괴물을 보며 참기도 하고, 화가 났을 때 목소리를 작게 하려고 안간힘을 써본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유치원버스 올 시간은 다 되었는데 속썩이는 어진이에게
정말 대폭발을 하고 말았어요.
어진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 뿡뿡 괴물에 공 열개 넣을꺼야~!!!"하더군요.^^;
우리 같이 노력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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