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달을 도둑 맞았어
별도 도둑 맞았어
구름도 도둑 맞았어
하늘을 봐
아무것도 없어
다 훔쳐갔어
하늘도둑이 다녀갔나봐
회사에서 밤을 꼬박 새고 아침에 퇴근한 어진아빠,
밥상차려준 기억도 오래되어서 모처럼만에 좋아하는 감자전을 해주려고 준비하다
"밀가루가 안모자랄지 모르겠네."라는 말을 들은 어진이가 글쎄
"밀가루? 밀가루줘~"하며 부엌으로 달려오네요.
그리하여 벼르고 벼르던 도너츠 만들기.
지난 2월에 친구 병훈이네서 같이 만들어 먹은 적이 있었어요.
(지난 놀이 꺼내서 보니 우리 어진이 완전 몽실이네요ㅎㅎ)
어진이가 너무 잘 먹길래 진작에 도너츠가루 사 놓았었는데,
그넘의 입덧인지 뭐시긴지 때메 냉장고로 직행,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 꺼냈어요.
유통기한이 올 겨울까지네요. 어찌나 감사하던지.. ^^*
계란을 보더니 숟가락위로 올려놓고 놉니다.
아슬아슬했지만 그냥 두고 보았지요.
처음으로 계란깨기도 성공, 우유를 부어 잘 저어주었어요.
도너츠가루 풀어주었더니 모래성도 쌓고, 두꺼비집도 만들고 놀았어요.
그리고 반죽물을 부었는데 어진이는 손에 묻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엄마가 해준 반죽을 주물럭주물럭...
어진이는 반죽하는 내내 "좋은 냄새가 나요~" 했더랍니다.^^
모양틀로 여러 모양을 찍어내기도 하고,
병뚜껑과 컵으로 O자 모양도 만들어 보았더니 그게 신기했는지
"이런 모양도 돼요~!"하며 좋아했어요.
엄마는 도너츠를 튀기고 뒷정리를 간간히 하며 어진이를 보았더니
동시집 시리즈를 펼쳐놓고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갑자기 "엄마~ 사자하자"하기에 선창했더니 따라하는 어진.
아직까지 어진에게 동시집1의 '사자'를 뛰어넘을만한 시는 없는가봐요.^^
(엄마유치원님댁 규현군이 기억해주는 지난 활동 97번ㅎㅎ)
도너츠를 먹어가며 같이 동시를 읽어보았어요.
시를 먼저 이해시킨 후에 엄마가 검은도화지에 그려놓은 밤하늘에
어진이가 달과 별을 올려주었어요.
어진이가 자연스레 별을 하나 집어 먹기에
"어? 하늘에 있는 별을 따먹었네. 누가 하늘도둑이야?"물으니
웃으며 "어진이~"하는 걸 보니 시를 잘 이해한 듯 했어요.^^
하늘에 별과 달을 훔쳐 먹으면서도 독서를 즐기는 간큰 대도 이어진이네요. ^^
"엄마도 드세요~"하며 어진이가 몇개 챙겨주는 바람에
엄마도 공범이 되었어요.ㅎㅎ
별과 달이 없는 밤하늘은 너무 심심하지요?
엄마가 흰크레파스로 그려준 그림위에 어진이가 반짝이풀로 꾸며주었어요.
.......
독후활동 뒷이야기 하나.
지난 사과놀이때 별생각없이 초록사과는 덜익었고 빨간사과가 익은거라고 얘기했었는데,
책맘님들 댓글을 보고 요즘 청사과가 한창이라는 걸 알았지요.
도서관에 다녀오는 길에 청사과를 사와서 어진에게 주었더니 첫반응이
"초록사과는 안 익었어. 안먹을거에요."하더라구요.ㅎㅎ
설명을 다시 해주고 한번만 먹어보라고 사정하다시피하여 맛을 보고는
요즘 앉은 자리서 사과 한 개 뚝딱~입니다.
오늘 사과를 먹으면서 갑자기 "사과를 딸거에요."하기에 두고보았더니
의자에 올라서 지난놀이때 만들어 걸어놓은 숫자모빌에 손을 뻗어서는
"5사과를 따자, 1사과도 따자~"하네요.
"어떤 사과가 제일 맛있어 보여?"했더니
"8사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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