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문구점에 가자." 아침에 느닷없는 어진이의 말.
"문구점엔 왜?"
"종이사러."
"종이로 뭐하게?"
"비행기 만들려고.."
어진이는 문구점에 가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놀이를 준비하며 필요한 색종이, 수수깡, 전지 한 장까지도 어진이 손에 들려주면
집에 돌아오는 내내 즐거워하지요. "이걸로 뭐 만들어?" 물으면서요.
어진아빠도 출근하고 없고, 어진이와 공원에서 비행기나 날리며 놀자 생각을 한 찰나
잠시 난감함. 생각해보니 제가 종이비행기를 접을 줄 모르네요.
이 나이 먹도록 종이비행기 하나 못접고 뭐했을까요?^^:
부리나케 컴퓨터 동영상 찾아 두 개를 접어 공원으로~!
공원입구쯤 작고 빨간 열매가 땅바닥 붉게 물들이고 있었어요.
이름모를 그 열매를 염색재료로 몇개 주웠구요,
벤치에 앉아 염색준비 겸, 어진이와 맛있게 포도를 먹었어요.
가제손수건을 펴고 포도껍질로 콕콕~찍어 보았어요.
어진이는 "와~ 포도색이 나오네~"하며 열심이었지요.
나중엔 포도껍질뭉치를 손수건으로 감싸 주먹으로 쾅쾅 눌러주기도 하고,
두 손으로 꼭 짜보기도 했어요. (사진7. 어진이가 힘쓰는 자세랍니다.ㅎㅎ)
그러고는 빨아서 널어 두었어요.
손수건들이 마르기를 기다리는 동안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놀았어요.
포토껍질과 풀잎찌꺼지로 종이비행기에도 색을 입혀주었지요.
어진이가 "비행기를 어디로 날려줄까?"묻기에
"글쎄? 어디로 보내주는게 좋겠어?" 다시 물으니
"으응~비행기 집으로~~"하네요.
제가 따라쟁이한 비행기접기 동영상 첫머리에
<종이비행기는 운빨이 아니라 과학이다.>라는 글귀가 나오더군요.
그 말이 너무 웃겼는데, 제가 만든 종이비행기가 나는 모습이 그다지 썩 훌륭하지 않은 걸 보니
제가 과학에 어지간히 약한 듯 합니다.ㅎㅎ
두시간여를 놀고도 아쉬워하는 어진이를 아이스크림으로 달래 집으로 향하는데
어진이는 몇번이고 뒤돌아보며 "안녕~ 잘있어. 어진 간다."하며 손짓을 했어요.(사진 12, 13)
"누구한테 인사하는거야?"물으니
"돌멩이한테.."합니다.ㅎㅎ
"인형 옷입혀주자~"하네요.
저 인형은 어진이가 어릴적 사용하던 짱구베개인데 친구딸에게 물려주었다가
얼마전 다시 돌아왔는데 돌아온 그 순간부터 어진이의 전폭적인 총애를 받고 있지요.
옷으로 입혀주려는데 잘 되지 않자, 손수건에 걸쳐 그네라고 태워주기도 하고
제가 스카프와 치마라며 대강 묶어주었더니
정성스럽게 의자에도 앉혀주고 쇼핑카트를 유모차삼아 태워주고 놀았어요. ^^*
'책놀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놀이 동시집3 - 철조망("난 안 걸려~~~" 신문지 놀이) (0) | 2008.08.26 |
---|---|
말놀이 동시집3 - 지구(수수깡 모자이크) (0) | 2008.08.25 |
말놀이 동시집3 - 감나무(어진이 키만한 감나무) (0) | 2008.08.23 |
말놀이 동시집3 - 피로(올빼미/부엉이 변신하는 정리함) (0) | 2008.08.21 |
말놀이 동시집3 - 자라(자라/자라서/코~자라) (0) | 2008.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