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주제 : 그림책을 활용한 독서교육
강사 : 부산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조현애 교수
장소 : 청주 기적의 도서관
일시 : 2011. 11. 18
청주기적의 도서관에서 5주차로 준비학 그림책과 이야기, 그 두번째 시간이었다.
강사님은 그림책정의로 강의를 시작하셨다.
그림책은 '읽어주는 책'이다.
'들으면서 보는 책'이라는 의미이다.
읽어주는 이유는 글을 몰라서가 아니라, 글을 들으며 그림을 보기 위해서이다.
(한 신문에 초등6학년까지 읽어주를 기사가 기억났다.)
7~80년대 그림책에 대한 인식이 글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고 그림이 글을 보조하는 수준에서 그쳤다면,
90년대 중반 이후 그림이 중요한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인식되었다.
그림책과 동화책의 차이는 그림의 많고적음이 아니라 , 그림의 역할적인 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림책은 문학성을 갖춘 간결한 글과 예술성을 갖춘 그림이 조화를 이루며 이야기를 엮어가는 책으로,
누구나 읽고 즐기는 또 하나의 시각예술로 정의될 수 있다.
그림책 속엔 3개의 이야기가 존재하는데
1. 글이 말해주는 이야기 2. 그림이 전하는 이야기 3. 그 둘의 조합에서 비롯되는 이야기이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1963년 초판된 이 책은 출판당시 보수성이 짙은 미국부모들의 거센 항의가 있었다고 한다.
I'll eat up yoy
엄마에게 '너를 잡아먹겠다'는 아이의 말 때문이었는데,
미국부모들은 도서관앞에서 이 책을 대출하지 말 것을 요규하며 데모까지 했다는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순간적인 감정을 인정해주고 마음을 알아주는 반가운 책이었다.
후에 사서가 주는 상인 칼데콧 상을 받았고, 그 기준은 독창성이었다.
강사님이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읽어주셨다.
그림의 변화를 눈여겨보라고 당부하셨다.
엄마가 맥스를 방에 가둔 후
맥스의 방에선 풀과 나무가 자라기 시작한다.
그림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데
방의 흔적이 사라지고 맥스의 뒷모습이 보이는 장면에선 그림이 페이지의 상하를 가득 채웠다.
맥스가 상상의 세계로 온전히 들어간 모습인 것이다.
괴물들의 나라에서 벌이는 괴물소동 장면에서는 글자없이
그림이 두 페이지를 꽉 채운다.
책의 클라이맥스이다.
절정이 끝나고 집을 그리워하는 장면부터 그림은 다시 점점 작아진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의 하나는 마지막 페이지
'저녁밥은 아직도 따뜻했어.'
그림도 없는 이 한 문장이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왠지 글자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올 것 같은 느낌^^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물음표를 찍었던 나와는 달리
서진이가 너무나 좋아한다.
좋은 책은 아이들 마음에 먼저 가 닿는가보다.
그림책 선정 기준
1. 아이들 마음을 알아주는 책
아이들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은 쉽게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는다.
부루퉁한 스핑키 - 아이의 화난 마음을 세심하게 그려낸 그림책
눈 오는 날 - 눈을 가지고 노는 아이의 즐거움과 기쁨, 설렘이 담뿍 담겨있다.
2. 이야기 속에 가르침을 녹여 전하는 책
어른들은 교훈이 있는 책을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어하지만, 감동이 없으면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교훈이 녹아들어 감동으로 다가올 때 비로소 자기 것이 되고 생각이 자란다.
짜장, 짬뽕, 탕수육 -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가치관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내 귀는 짝짝이 - 장애우에 대한 바람직한 마음을 유아의 눈높이로 잘 담아내고 있다.
책 속에 담긴 가치관을 읽어내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을 골라 가까이 놓아주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라면
책을 읽고 즐기는 가운데 스스로 생각을 키워 가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다.
3.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는 책
폭죽소리 - 조선시대가 끝날무렵 고향을 버리고 만주로 살길을 찾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4. 내용과 그림이 조화를 이루는 책
코를 킁킁 -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 숲,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잠에서 깨어 코를 킁킁거리며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갑자기 멈추더니 빙 둘러앉아 환호성을 지른다. 노란 꽃 한 송이 피어 있었던 것이다.
흑백으로 겨울 느낌을, 노란 꽃으로 봄으 느낌을 잘 살려놓은, 표지마저 노란 그림책
'아이들은 원색을 좋아한다'는 이유를 들어 내용과 상관없이 원색이 입혀진 그림책만 제공하는 것은
아이들의 다양한 체험을 차단하는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원색이냐 중간색이냐가 아니라 내용과 조화로운 색인가~이다.
아기곰의 가을 나들이 - 아기곰이 엄마와 함께 처음으로 연어를 잡으로 가는 설렘과 혼자 힘으로 연어를 잡은 뿌듯함이 멋진 가을 풍경과함께 목판에 아로새겨진 그림책.
한 칼 한 칼 새겨진 곰의 모습과 풍경은 언뜻 거칠게 느껴지지만, 내용에 빠져 읽다보면 거친 느낌은 사라지고 아기 곰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그림책 읽어주기의 의의
그림책을 들려주며 나누는 교감이 중요하다.
글을 몰라 읽어주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그림 속에 빠져 들어 상상을 펼치는데 의의가 있으므로 반드시 읽어주는 것이 좋다.
지속적으로 해라.
아이가 자란 훗날 그림책 제목은 잊어도, 책읽어준 사람은 기억한다.
조건없이 읽어줘라.
강사님이 초등 3~4학년과 함께 한 자리에서 책을 읽어주겠다 하니 한 아이의 "됐어요!"라는 말에 놀랐던 경험담을 들려주셨다.
책을 읽고 나서 감상문을 써야 하는 등의 부담감은 아이들의 독서의 즐거움을 반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유아에게 책읽어주기의 핵심은 '책읽기는 즐겁다'라는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충분히 교감하고 상호작용을 해라.
이 시기는 너무나 짧다.
그림책 읽어줄 때 고려할 점
1. 어린이의 흥미와 발달수준을 고려해 그림책을 선택하되, 읽어주는 사람 자신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2. 읽어주기 전에 먼저 소리내서 읽어본다.
3. 자연스러운 목소리와 똑똑한 발음으로 읽어주는 것이 좋다.
4. 그림을 충분히 볼 수 있도록 천천히 읽어준다.
5. 일방적으로 읽기보다는 아이들의 반응을 감지하면서, 흐름이 깨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상호작용해가며 읽는다.
6. 주의집중 시간을 고려하여 문장이 길면 축약하거나 꼭 필요치 않는 문장은 생략해도 된다.
7. 아이가 원하면 반복해서 계속 읽어준다.
8. 표지에 있는 제목, 지은이, 출판사 이름을 읽어준다.
9. 쇽표지, 면지, 책 뒷면까지도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10. 그림책 읽어주기를 끝낸 후 아이가 책에서 받은 느낌(감동)을 유지할 수 있도로 기다려준다.
확인 형의 질문공세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11. 간단한 독후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다. 이 때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의미를 두어야 한다.
강사님의 ppt자료는 125페이지였는데 빠르게 넘어가는게 너무 아쉬웠던 시간,
그림책을 보는 나의 안목이 얼마나 편협적이고 가벼웠는지 깨달았던 시간이기도 했다.
갈 길이 참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