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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책이야기

고대로 멈춰라!


정해왕 글. 김무연 그림. 국민서관


텔레비전을 신나게 보고 있는 ‘고대로’에게 엄마가 텃밭에 있는 고추를 따오라는 심부름을 시키시네요.

입이 댓 발은 되어 할 수 없이 집을 나서는 고대로는 평소에도 엄마의 잔소리가 지겹기만 해요.



엄마의 잔소리가 플라스틱 소쿠리가 감옥처럼 느껴질 정도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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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는 텃밭에서 풋고추를 따다 우연히 풀도깨비 ‘도드리 깨번’을 만났어요. 

거미줄에 걸려 있던 도드리가 거미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더니 

도드리는 그 보답으로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합니다. 고대로가 말한 소원은 ‘뭐든 내 맘대로 하기’였어요.



도드리의 주문에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어지러워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났을 때 고대로는 ‘끄덕끄덕 왕국’의 새 임금이 되어 있었어요.

그 동안 간절히 원했던 고대로의 ‘자유’가 마침내 이루어졌습니다. 

고대로는 먹고 싶은 건 뭐든지 바로 먹을 수 있고, 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뭐든지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늦잠을 자도 공부를 하지않아도 잔소리 하는 사람 하나 없고 

심지어 시녀들이 씻겨 주고 이도 닦아주고 옷도 갈아입혀 주어 좋았지요.

하지만 그 즐거움을 만끽한 건 고작 일주일, 고대로는 엄마아빠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대요.

심지어 나라의 도둑들을 잡아들이는 일, 적국과 전쟁하기 등 임금으로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고대로에게는 너무 무겁고 힘든 일이었지요.


우여곡절 끝에 다시 현실로 돌아온 고대로에게 이제는 엄마의 잔소리가 달게 느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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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큰아이는 얼른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어요.

 어른이 되면 휴대전화기를 사서 하고 싶은 게임을 설치할 거라고요.

 많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것들을 맘껏 하며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고대로 멈춰라]는 고대로와 도드리의 흥미로운 만남이야기로 마음대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게 행복하기만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들려 줍니다.



너무 재밌어서 글작가가 누구였더라? 하며 다시 앞표지로 넘겨 확인하게 한 부분이에요.

딸아이도 백번 공감하며 읽었음은 물론이고요.ㅎ

 ‘도드리 깨번’이라는 이름의 이유와 도깨비들의 이름짓기 장면도 깔깔 웃으며 즐겁게 읽었답니다.


유머가 가득하고 재미있는 스토리에 푹 빠져 있다가도 선명한 메시지가 다가옵니다. 

내가 누리는 자유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것 그리고 환경 이야기입니다.

책 중간 쯤 읽고 있을 때 먼저 읽은 아이가 “엄마, 근데 끝에는 무척 슬퍼”라고 말하기에 무얼까 궁금했는데 

고대로와 도드리의 이별 이야기였어요. 

사람들이 자연을 자기들만의 전유물로 여겨 산에 굴을 뚫고, 강을 파는 동안 

그 안의 소중한 생명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걸 덜 중요하게 여기지요. 

사람들 마음대로 망가뜨리고 있는 자연, 그 환경 속에서 살아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것 또한 사람들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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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하기보다는 아이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맘껏 자유롭게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자유가 ‘마음대로’가 아님을 알고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넓게 둘러보고 깊이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고대로 멈춰라'라는 제목이 흥미롭고 궁금하지요?

왠지 노래와 춤을 해야 할 것 같고 말이에요.ㅎ

그 의미를 알면 '아하!'하며 무릎을 치게 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