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타는 냄새가 나"
"아랫집에서 올라오는 냄새 같은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엌으로 가보니... ㅠㅠ
아이들 간식으로 주려고 가래떡을 찌는 중이었는데 냄비바닥이 까맣다.
다행인건 찜통? 냄비를 사용해서 아이들 간식이나마 건질 수 있었다.
탄 냄새가 났다면 가스 위에 무언가를 올려놓았다는 걸 금방 알아차려야 했다.
요즘 건망증이 조금 심해진 건 아닌가 걱정되는 건 이런 이유다.
지난 주에도 그랬다.
점심을 사준다는 이웃언니와 통화를 하던 중
"내일은 애들 소풍이니까 여유있게 먹을 수 있겠다~"
"누구 소풍가요?"
"누구긴 누구야~ 어진이지!"
여차하면 도시락도 없이 책가방메고 갔을 딸래미 생각하니 어질어질~
1학기땐 그런적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서 이틀이나 어진이 준비물도 못챙겨보낸 적도 있다.
논술 수업듣고 있는데 그제야 어진이의 준비물적힌 알림장이 눈앞에 어른거리는건 또 뭐야~
준비물 못가져가서 어떻게 했니? 물으니
"어제 신문지 모양 오린건 **가 줘서 했고,
오늘 페트병은 학교 재활용모아 놓은 거 주워다 했지."하는 어진.
그 모습이 어찌나 의연하고 쿨하던지.....
어진이 알림장을 펴보며 "학부모란에 싸인안해?"묻는 어진아빠에게 말했다.
"싸인하고 준비물 안챙겨 보내면 더 이상하잖아."
ㅋㅋㅋㅋ(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시커멓게 탄 냄비 바닥을 보며 한숨짓고 있으니 어진이가 궁금해하며 보여달란다.
탄 냄비 보며 하는 말.
"엄마, 내일 준비물 지금 바로 챙겨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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