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산골 외딴 집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밭에 나가 일을 하고 할머니는 집에서 길쌈을 하였어요.
할아버지가 밭에서 돌아오면 할머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 댔지만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할 줄 몰랐어요.
그래서 할머니는 정성껏 짜 둔 무명 한필을 할아버지에게 건네주며
"장에 가서 무명 한필과 이야기 한자리를 바꿔 오세요" 하지요.
장에서 무명을 사려는 사람들의 얼마냐는 물음에
할아버지가 이야기한자리라고 하자 사람들은 할아버지가 장난하는 줄 알고 화를 내요.
무명은 팔지 못하고 저녁이 되어 걱정스런 마음으로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할아버지는 빨간코 농부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빨간코 농부아저씨가 무명을 사겠다 합니다.
할아버지와 빨간코아저씨가 마주앉자마자 황새 한마리가 훨훨 날아와 앉았어요.
농부아저씨가 "훨훨 온다."
할아버지도 이야기를 잊지 않으려 따라하지요. "훨훨 온다"
논바닥에 날아와 앉은 황새가 성큼성큼 걸었어요.
"성큼성큼 걷는다."
"성큼성큼 걷는다."
몇 걸음 걷던 황새가 이리저리 기웃기웃 살폈어요.
"기웃기웃 살핀다."
"기웃기웃 살핀다."
살피던 황새가 논바닥에 우렁이 한 마리를 보고 콕 찍어 먹었어요.
"콕 찍어 먹는다."
"콕 찍어 먹는다."
빨간코아저씨가 갑자기 손뼉을 딱 치면서
"예끼, 이놈!"
할아버지도 "예끼, 이놈!"
그러자 황새가 훨훨 날아올라 멀리 갔어요.
"훨훨 간다."
"훨훨 간다."
"이제 끝이오."
"아이구, 재미있는 이야기 잘 배웠소."
..........
집에 돌아온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배워온 이야기를 해주는데
집에 도둑이 들었어요.
빨간코 아저씨와 할아버지가 그랬듯
할머니도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신나게 따라하는데
마침 상황이 도둑의 움직임과 일치하여, 도둑이 줄행랑친다는 이야기랍니다.
(예를 들어 도둑이 오자 "훨훨 온다~"
도둑이 누룽지를 집어먹으려 하자 "콕~집어 먹는다..")
...........
재미있는 말들의 반복과
해학적인 그림들로 참 즐거워지는 책이네요.
마지막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이야기를 끝낸 후 손뼉치며 웃는 모습이
참으로 사랑스러워요.^^
할머니 무릎베고 누워 옛날이야기 한편 들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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