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원 글. 강승은 그림, 북극곰
지금의 계절과 정말 잘 어울리는 예쁜 그림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어치와 참나무」
어치와 참나무는 도감처럼 생태 정보를 주는 한편 새와 소녀의 우정을 아름답게 그렸습니다.
이름도 생김새도 생소한데
어치는 까마귀과의 조류로 도토리를 즐겨 먹어 도토리 열매가 많은 어느 산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어치는 다른 새들과 달리 먹이를 저장하는 습성이 있다고 해요.
그런데 땅 속에 도토리를 열심히 숨겨 놓고는 자주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어치의 이 귀여운 건망증이 땅 속 도토리의 싹을 틔워 매년 수만 그루의 참나무를 키운다지요.
이런 자연의 순화에 의해 숲이 유지가 된다니 참 재미있고도 놀라운 자연의 섭리를 느낍니다.
의도하지 않았어도 우리의 성실하고 진실된 행동이 내가 알지 못하는 새
누군가에게 유익한 일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뜻깊고 행복한 일일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소녀가 자전거를 타고 숲길을 달립니다.
목에서 풀려 나간 스카프를 어치가 소녀에게 물어다주자
소녀는 다시 그 스카프를 어치의 목에 매어주어 선물합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르고 어치가 풍성하게 가꾼 참나무 숲에서 엄마가 된 소녀는 자신의 아이와 함께
숲과 햇살의 풍요로움을 느끼며 추억을 쌓습니다.
어렸을 때도 엄마가 된 후에도 어치와 참나무가 오랜 벗이 되어 주네요.
어치와 참나무는 이순원각가의 수필에 그림을 입힌 그림책인데 원작에는 소녀가 등장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소녀의 눈을 통해 자연을 더 아름답게 느끼도록 해주는 것 같습니다.
요즘 햇살 뜨거운 한낮 아파트 주차장 여기저기에 도토리를 말리는 모습을 봅니다.
얼마전 아이들과 아파트 뒷산에서 도토리를 주웠는데
오며가며 조금씩 찾은게 금세 봉지하나를 채워 도토리 풍년인가 했습니다.
다음에 또 참나무 숲에 간다면 아이들과 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나무 위를 많이 보게 될 것 같아요.
..
큰아이 친구가 놀러왔는데 도토리가 생각나 책도 함께 보고 도토리 인형을 만들어 보았어요.
같은 재료로 이렇게 다른 모습의 멋진 인형을 만들어내는 아이들의 솜씨에 흐뭇한 마음이었답니다.
앞표지 제목으로 프로타주도 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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