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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책이야기

안돼, 내 과자야!

백주희 지음. 책읽는 곰


아빠가 과자를 사오셨어요.
우리나라 최고 제과 명장이 만들었다는 과자는 열 개가 들었는데
할머니, 엄마아빠가 한 개씩 '나'와 동생이 두 개씩 먹자 세 개가 남았지요.


그림으로 쉽게 정리해 주시는 작가님의 센스^^

더 먹고 싶지만 잘 밤에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된다는 엄마 말씀에 잠도 안오는데
다음 날 아침에도 엄마는 단 것 먹으면 아침밥을 못먹는다며 과자를 주지 않았어요.

학교에서도 온통 과자 생각뿐이었던 '나'는 불현듯
자신보다 먼저 집에 갈 유치원 동생 생각에 정신이 번쩍 났어요.
동생이 과자를 다 먹으면 어쩌나 가슴이 쿵쾅쿵쾅하지요.

학교 끝나자마자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집으로 달립니다.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다급한지 보여주는 그림이 참 재미있어요.


집에 도착한 '나'는 이미 동생을 향한 미움으로 가득차 있음을 그림자가 말해줍니다.

하지만 동생은 오빠와 함께 먹으려고 기다렸다며 과자 세 개를 내미네요.
'나'는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습니다.
동생과 사이좋게 과자를 나눠먹으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가 싶었는데
마지막 반전에 웃음이 터지고야 말았어요.
그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안봐도 알 것 같거든요. ^^

과자를 둘러싼 한바탕 소동이 참 재미있습니다.
비단 그림책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 공감도 되면서요.
우리 아이들도 셈이 가능한 과자를 먹을 땐 꼭 똑같이 나누곤 합니다.
곁눈질로 남은 과자를 확인하는 것도 그림책 속 아이와 다르지 않지요.
어떨땐 치사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조금 더 먹을 수도 있고 덜 먹을 수도 있는거지."라는 저의 말은 와닿지가 않는가봐요.

하지만 아이들은 과자로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각자 학교와 유치원, 학원에서 과자나 먹을 것이 생긴 날이면 현관문을 들어서는 모습에 생기가 넘칩니다.
서로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같이 먹자고 하지요.
누나가 넘어져 무릎에 피가 나 펑펑 울며 들어온 날,
일곱살 둘째 녀석은 아무말 없이 제과자를 슬며시 내밀었었답니다.

그림책 '안돼, 내 과자야!' 단순한 그림이지만 아이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요.
굵고 강렬한 색은 아이들의 마음을 더욱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그림과 공감되는 이야기 때문인지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함께 보며 피식피식 웃네요.
그리고 저도 남편과 둘이 과자를 먹을 때면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쫌 조금씩 먹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