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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책이야기

싫다고 말 못하는 아기 돼지 네네 - 네네야 행복하렴!


사비네 루드비히 글. 사비네 빌하름 그림. 은나팔


이야기는 네네가 짐을 싸고 있는 속표지 그림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얘들아, 지금 네네가 어디를 가려고 하는 것 같아?”

짐보따리를 살펴보는 아이들 “바다!”

빙고!^^

 

하지만 네네의 여정은 출발부터 순탄치가 않다.

버스가 저~기서 오고 있는 게 보이는데,

뽀뽀를 해달라는 엄마에게 싫다고 할 수 없어 인사를 하다가 버스를 놓치고야 말았다.

대문을 나서자마자 강아지가 튜브를 빌려달라고 하고선 터뜨려버리고

길에서 만나는 고양이, 토끼, 악어, 너구리 모두 네네의 물건을 욕심내고

네네는 거절을 하지 못한다.

 

바다여행을 위한 준비물들은 모두 네네의 손에서 빠져나갔고,

진흙탕에 빠진 곰을 도와주다 결국 네네도 진흙투성이가 되어버린다.

이쯤되면 모든 것이 최악인 듯한데 네네가 웃는다.

진흙목욕을 즐기면서....

.............

 

네네의 물건들을 함부로 대하는 동물들을 보니 내가 다 화가 난다.

또한 내가 네네의 엄마라면...감정이입을 하다보니 속이 부글거린다.

 

네네는 착한아이증후군인가?

착한 것=말 잘 듣는 것=좋은 것이라는 암묵적(또는 명시적)인 사회분위기에 따른 방어기제라면 착한아이는 건강할 수 없다.

그런데 네네는 참 긍정적인 아이다.

엄마 때문에 버스를 놓쳤을 때 걸어가면 건강에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튜브와 모자를 친구에게 줘버렸어도 시간이 지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햇빛을 뜨겁고 길은 멀어도 “괜찮아. 바다 냄새가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네네의 모습을 가만 들여다보고 있자니 네네는 우유부단하고 답답한 아이가 아니라

마음이 따뜻하고 지혜로운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네네에게 바다에서의 즐거움이 선물처럼 주어지길 바래본다.

 

삶이 계획한대로 흐르지 않아도 네네처럼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