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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마당을 나온 암탉


0728
어진이 방학 넷째날.
영화 '리오' 와 '마당을 나온 암탉'을 두고 잠시 고민하다 입소문을 믿어 보기로 했다.

양계장에서 평생 알을 낳아야만 하는 운명의 암탉, 잎싹!
잎싹은 알을 품고 싶다. 엄마가 되고 싶은 것이다.
우여곡절끝에 마당을 벗어난 잎싹은
엄마아빠를 읽은 오리알을 품게 되고
아기오리는 태어나자마자 자신을 품어준 잎싹에게 '엄마'하고 부른다.
아기오리 초록은 자랄수록 자신과는 너무 다른 엄마모습에 방황을 하고,
결국엔 같은 종족인 청둥오리떼를 만나 먼 여행을 떠난다.
눈이 덮인 추운 겨울,
잎싹은 마당을 벗어난 순간부터 자신을 오래도록 괴롭히던 족제비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준다.
족제비도 자기 새끼때문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엄마라는 걸 알기때문에...

 


잎싹과 초록이의 운명적인 만남과 즐거운 한때.
감초역할을 톡톡히 한 달수씨!
그리고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던 나그네.


우리집에서는 극장에서만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 통하는 팝콘,
맛있게 먹는 어진이 모습을 보면, 내가 먹는게 미안해질 정도이다.
정말로 팝콘을 혼자서 뚝딱 먹어치우는 어진이.


눈이 벌건 어진이.
영화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잎싹의 죽음이 슬퍼서 운 건 절대 아니다.
족제비가 너무 무서웠단다.
무서워서 울었단다.^^;

사진으로 찍고 보니 슬픈눈이 더욱 애처롭다.
이 정도일줄 알았다면, 포스터앞 사진을 찍을때 브이를 요구하진 못했을 것이다.ㅎㅎ

어진이는 영화가 하나도 재미없었단다.
이유는 무서웠기 때문에...
그 무서움은 입맛까지 달아나게 했는지
맛잇는 거 먹으러 가자는 엄마의 말을 다 고사하고
오로지 집에 가자는 말만 되풀이 했다.

미련을 못버리고 "재밌는 부분은 하나도 없었어?"라고 묻는 엄마의 말에
"초록이 경주하는 건 재밌었어."한다.

그리고 영화본지 하루가 지나 문득 생각났는지 또 한마디.
"엄마~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달수 아저씨 재밌었지?"


무서워서 펑펑 울고 온 어진에게
그나마 좋은 기억 남겨준 달수씨~! 땡큐~!!^^

어진이가 영화를 보고 '엄마의 사랑이 이런거구나~' 따위의
이상적인 감상평을 내놓진 못해 아쉬움이 남았으나(ㅎㅎ)
마지막 잎싹이 눈을 감던 모습,
족제비 애꾸눈의 눈물은 깊은 여운을 오래도록 남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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