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외가에서 어진이 외사촌 언니오빠인 가현병준이를 만났어요.
책놀이 준비를 한 게 없어서 가방에 챙겨갔던 말놀이동시집을 잠시 보여주며
동시를 지어 보자고 했어요.
글쓰는 걸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했는데
각자 뭔가를 끄적이기 시잡합니다.
구석에 콕 박혀서 쓰는 어진이의 글을 살짜쿵 보던 병준이
"이모~어진이 동시 이상해요." ㅎㅎㅎ
제목 : 바다는 엄마아빠(4학년 김가현)
바다는 엄마야
파도가 물고기와 조개를 때려도
다독다독 달래주니까
바다는 가슴이 넓어
조개와 물고기를 한꺼번에 안아주니까
바다는 아빠야
시뻘건 해도 번쩍 들어올리고
갈매기도 둥실둥실 띄우니까
바다는 엄마아빠야
제목 : 감(2학년 김병준)
나무에 감이 열리네
나무에서 감이 계속 계속 열리네
아저씨가 나와서 감을 다 따고 집으로 들어가고 있네
그리고 감이 한 개가 남아
그건 홍시가 되네
(병준이는 동시라는 걸 처음 지어보았답니다.ㅎㅎ)
제목 : 토끼야(이어진)
토끼야 뭐하니 글씨써 (비행기)
곰아 뭐하니 글씨써(공)
다람쥐야 뭐하니 글씨써(핸드폰)
물고기야 뭐하니 글씨써(무)
......
지난 종이한장 종이책 만들 때 괄호를 알려줬더니 이렇게 써먹었네요.ㅎㅎ
어진이 동시를 보자마자 얼마나 눈물나게 웃었던지...
동시가 웃기기도 했고,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서 "싫어"소리 안하고 슥슥 써내려간게 기특했는데
어진이는 왜 내꺼 읽을때만 웃냐고 하면서 대성통곡을 했답니다.
엄마는 전혀 그런 마음이 아니었는데
놀리는것처럼 느껴졌나봐요.^^;
동시쓸 때 사진을 보니 죄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헤어질 시간에 모여 같이 찍었어요.
맨질맨질한 달력 뒷면에 해서 크레파스칠도 제대로 안되었는데
자기가 쓰고 그린 동시와 그림들을 알뜰히도 챙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예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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