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존 글. 벤지 데이비스 그림. 북극곰
이 개구쟁이 오리와 가엾은 곰을 어떡하면 좋을까요?ㅎㅎ
눈꺼풀이 땅거미처럼 내려 앉은 듯 한 곰의 얼굴. 정말정말 피곤하고 졸린 것 같지요?
이슥한 밤, 잘 준비를 마친 곰과 다르게 오리네 집은 환하게 불이 밝혀 있네요.
환한 낮의 색과 차분한 밤의 색의 대비로 말똥말똥한 오리와 금방이라도 잠에 빠질 듯한 곰의 상태를 잘 보여 줍니다.
잠은 오지 않고 너무 심심한 오리는 곰네 집을 찾아갑니다. 막 단잠에 빠질 참이었는데 심심하다며 놀아달라고 보채는 오리가 반가울리가 없겠지요. 오리를 돌려 보내고 또 다시 잠이 들려는 찰나, 창문으로 고개를 삐죽 내미는 오리.ㅎ 퉁명스럽게 오리를 돌려보내고 다시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오리는 곰이 급할 때 쓰라고 준 곰네 집 열쇠를 사용해 다시 한 번 곰의 앞에 나타납니다. 드디어 폭발하고야 마는 곰, 이 밤 곰은 과연 잠들 수 있을까요?
... 누나가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 둘째와 먼저 이 책을 보며 "근데 이 오리 말이야. 어디서 많이 본 아이 같지 않니?"하고 물으니 아이는 실실 웃으며 엄마를 흘겨 봅니다. 네! 아무리 고집불통 뻔뻔한 녀석이이라도 제가 한 행동은 모를 리 없었겠지요.ㅎㅎ
4학년이 된 누나는 학교 숙제도 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는데 동생은 늘 놀자고 떼를 씁니다. 잠이 없는 동생은 자려고 누운 누나를 그냥 두지 않습니다. 눈꺼풀이 반쯤 감긴 누나를 흔들어 잠이 못들게 하지요. 결국 이 상황은 둘째의 울음으로 끝나기 일쑤여서 한동안 가족 모두에게 힘든 밤이었어요. 그래서인지 둘째는 마지막 장면의 반전에 누구보다 크게 웃었답니다.
오리와 곰은 내내 티격태격 옥신각신하지만 이 둘이 얼마나 가까운 친구사이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리는 시간에 상관없이 친구의 집에 올 수 있고, 늦은 밤 오리의 방문에 곰은 허겁지겁 아래층으로 내려와 문을 열어 주지요. 오리는 곰의 집 열쇠까지 갖고 있고 말이에요. 결국 앞치마를 두르고 긴긴밤을 보내게 된 곰은 어느새 오리 생각을 하고 있네요^^
조금은 얄미운 오리이지만, 그래서 곰은 화를 내기도 하지만 날이 밝으면 둘은 또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즐겁게 놀고 또 투닥거리겠지요. 오리와 곰의 싸움은 칼로 물베기 쯤 될 것 같습니다.
하얗고, 거뭇하고 작고, 아주 커다랗고... 겉모습이 다르다고 해서 친구가 될 수 없는 건 아니겠지요. 달라도 너무 다른 오리와 곰의 우정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며 우리 아이들도 편견없이 그저 편안하고 마음이 먼저 가 닿는 그런 친구와 참우정을 나누게 되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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